자유와 평등, 다시 시대의 광장에 서다

자유와 평등, 다시 시대의 광장에 서다
'나는 루소를 읽는다'
  • 입력 : 2014. 01.30(목) 00:00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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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언제나 적극적으로 살며, 땀 흘리고, 쉬지 않는다. 그들은 끝없이 더욱 많이 일하는 직업을 찾는다. 일이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들은 살기 위하여 무덤으로 달려가는 것일까? 아니면 영원히 죽지 않기 위하여 생명을 버리는 것일까?"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현대 사회의 신문 사설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이 말은 18세기 인물인 루소가 프랑스를 풍자한 말이다. 인간이 노동하는 기계로 전락하고, 보이지 않는 손이 소수의 이익을 위해 다수의 희생을 정당화하는 현실은 당대의 프랑스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불안과 함께 회의가 증폭됐다. 그로부터 5년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부의 불평등은 심화되고, 청년 실업을 비롯한 고실업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위기의 노령화 사회와 공교육의 붕괴 등 갖가지 문제들이 사회에 파고들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저자는 약 25년간 WTO 등 국제기구에서 활동하며 오랜 시간 시장주의자로 살아왔다. 그는 자본주의가 야기하는 갖가지 문제를 눈으로 확인하고, 더 이상 보이지 않는 손만으로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유와 평등을 동시에 추구한 루소의 사상과 철학에서 우리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답을 찾았다.

"권력은 폭력으로 변하기 전에 멈추어야 하며, 합법적이고 정당한 경우가 아니면 절대로 행사되어서는 안된다. 상황의 힘이 언제나 평등을 깨뜨리려 한다면, 법의 힘은 언제나 그것을 지키려 해야 한다."

루소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시대를 비판하고 대안을 모색한 사상가였다. 루소가 살던 당시의 프랑스는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국부가 날로 증가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극심한 빈부 격차, 기회의 불균등, 계급의 고착화, 노동자의 비인간화 등 수많은 문제에 시달렸다. 대부분의 지식인이 침묵하거나 시대를 옹호할 때 루소는 "누구도 자기를 팔 만큼 가난해서는 안 된다"며 홀로 반기를 들었다. 그의 '사회계약론'은 자유·평등·박애를 위해 일어선 프랑스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약 25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루소가 부딪쳤던 것과 동일한 문제에 직면했다. 희망이라는 말조차 입에 담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나 힐링이 아니다. 현실에 대한 치열한 비판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다

이 책은 누구나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꿈꾼 루소와 그의 사상과 철학을 철저히 읽고 현 시대의 감각으로 풀어낸 저자의 노력의 산물이다. 자유롭게 태어났으나 도처에 사슬로 묶여 있는 우리에게 루소의 사상은 인간다운 삶으로 가는 길을 제시한다. 다른세상.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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