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행복을 주고 나를 성장시킨 책

나에게 행복을 주고 나를 성장시킨 책
'아직도 거기, 머물다'
  • 입력 : 2014. 01.30(목) 00:00
  • 표성준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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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은 책을 고를 때 제목에서부터 뒤표지에 있는 책 소개, 지은이와 옮긴이, 표지디자인 등을 보게 된다.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이걸로도 부족하다 싶을 때 읽게 되는 것이 번역 후기다. 번역도서는 번역 후기인 '옮긴이의 글'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웬만한 독서가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영미 번역의 대가 공경희 작가의 '옮긴이의 글'을 한곳에 모은 북 에세이가 나왔다.

옮긴이는 지은이가 쓴 글자와 글자 사이를 이해하고, 행간과 행간이 주는 의미까지 파악해 가며 우리글로 옮기면서 그 누구보다 가장 깊이 책과 공감한 독자이다. 따라서 '옮긴이의 글'은 번역 작업을 마친 직후 책에 대한 감상을 쓴 글로 현장감 넘치는 생생한 독후감과 같다. 그것도 첫 독자가 쓴 글이다.

공 작가의 번역 후기는 그리 길지 않은 짧은 글임에도 책의 성격이나 내용을 감성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어서 문장 일부가 마케팅의 하나로 표지에 또는 띠지에 자주 인용된다. 무엇보다 어떤 시선으로 책을 읽어야 하며, 바라봐야 하는지를 부드러운 목소리로 들려준다. 어느 한 출판 편집자는 소설의 경우 공경희 작가의 후기를 읽은 후에야 비로소 작품에 대해 부족했던 2%를 채운다고 말할 정도다.

이 책은 공 작가의 '옮긴이의 글'에다 책에 대한 감상을 새롭게 덧붙였다. '옮긴이의 글' 없이 발간된 책은 새로 후기를 썼다. 또 비교적 최근에 나온 책 몇 권은 새로운 글을 덧붙이지 않고 원래 후기만 실었다. 책을 다시 읽고 쓰면서 마치 그때 그 시절을 함께했던 이들에게는 안부를,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만나는 이들에게는 즐거운 추억을 들려주는 기분이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책은 작가가 책이 화젯거리가 됐을 때 늘 환호하며 얘기하는 책들을 모은 것으로 총 네 가지 주제로 나눠 들려준다. '마음이 행복했던 책들'과 '마음이 감동했던 책들', '미숙한 지성을 성장시켰던 책들', '작업 후 딸아이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했던 책들'이다. 이밖에 부록으로 이 책에서 들려주는 책의 작가 소개와 그동안 공경희 작가가 작업한 책 목록을 실었다. 또 꽃을 피우는 고통을 아름답게 승화시킨 서양화가 김수지 화백의 멋진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공 작가는 1988년 번역 작가로 데뷔한 이래 25년간 300권에 달하는 책을 번역했다.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한 2013년 '우수출판기획안 지원' 사업 선정 작품이다.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우수출판기획안 지원 사업에 접수된 총 1047편 중 본심에서 33편을 선정했다. 멜론.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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