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제주도 외국자본 유치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특별기획]제주도 외국자본 유치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GRDP 전국 최하위 제주 국외투자유치 확대 절실
  • 입력 : 2014. 03.04(화) 00:00
  •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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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교육도시 조감도

2010년 후 진출한 중국 12개사 중 5개사 공사 진행
시세차익 등 노린 투기 의혹 불구 자본도착률 높아
제주의 환경가치 지키는 방향으로 정책 수립 필요

세계경제의 개방화가 계속되면서 폐쇄적인 국가는 이제 전 세계적으로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기술과 자본의 국제적 이동이 빈번해지고 있다. 자국과 지방의 발전을 위해 외부 자본 및 기술 도입을 통한 성장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IMF 위기 이후 국민들의 외국 자본에 대한 의식이 변화하고 있다. 외국 자본의 투자가 안정적인 자본의 확보, 생산성 향상과 신규고용 창출, 세계경제 글로벌화·개방화에 대응한 미래 전략적 경제시스템 구축, 무역수지 개선 등 긍정적 효과에 따라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향후 지속적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투자가 밑바탕이 돼야 하지만 현재 국내 경제에서 마땅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외자유치는 지방정부의 필수적인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외자유치를 위한 노력

제주자치도는 자원과 자본이 없는 여건에서 발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2002년 제주국제자유도시 출범 후 제주특별법 등을 제정해 노비자, 세금감면, 인허가 처리 원스톱, 토지비축 제도 도입 등 개방을 통한 국내·외 자본 유치에 중점을 두었다.

이후 10여 년이 흐른 지금 세계유일의 유네스코 3관왕,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깨끗한 공기와 청정한 물, 노비자 제도, 중국과의 지리적 접근성 등을 투자매력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2010년 법무부에서 시행한 '부동산 투자 이민제도'를 통해 중국 자본을 유인하고 있다.

▶외자유치 현황

3월 현재 제주자치도의 외국인 투자유치 실적은 18건이다. 외국자본 투자유치액은 7조3000억원 규모로, 국적별로는 중국이 12개업체이고 말레이시아, 싱가폴, 홍콩, 일본, 호주 등 순이다. 이들 18개 외국인 투자기업의 실질적인 투자금액은 4607억원으로 2002년 국제자유도시 출범 이후 전체 투자실현금액(7조3000억원)과 대비해 보면 6.3%에 불과한 실정이다. 18개 업체 중 운영 중인 업체는 4개 기업, 착공 5개 기업, 절차진행 9개 기업이다.

하지만 제주도 GRDP(2012년 기준 11조9000억원, 전국의 0.9%)는 전국 최하위이다. 1인당 GRDP도 2144만원으로 전국평균(2550만원)보다 낮다(84.1%). 특히 현재 국외투자유치 실적은 2013년 말 기준 전국 17개 지자체 중 15위로 최하위여서 투자유치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투자유치 다각화 필요

세계경제 위축으로 유럽·미국 등 선진국은 더 이상 투자 여력이 없고 일본도 아베노믹스 등으로 힘들다. 그러나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해외투자를 개발하고 있는 중국은 실질적 투자가 가능한 나라이다. 중국은 대규모 대외거래 흑자가 누적되면서 대외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

실제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직접 중국을 방문해 15억불의 오크랜드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등 미국, 영국, 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는 자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중국자본을 유치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제주자치도 역시 중국 자본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제주에 들어온 롯데호텔, 신라호텔, 현대 해비치호텔, 보광(휘닉스아일랜드) 등의 국내 대기업들이 외국인관광객을 직접적으로 유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자본의 투기성 문제

최근 일부에서는 중국자본의 투기성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을 하지 않고 시세차익을 남기고 사업을 넘기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주의 경우 국내의 굴지의 기업들은 사업인가를 받아놓고 자금부족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지만 외국자본인 경우 현재까지 사업권을 넘기거나 사업을 중도 포기하는 사례는 전무하다.

오히려 공사진척도·자본도착률을 보면 국내 자본보다 외국자본의 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자본은 2010년 이후 총 12개사가 진출했고 5개사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경실 국제자유도시본부장은 "외국인기업들에 대해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는 오해론이 일부 있는데 이는 실상과 다르다"며 "국내기업과 꼭 같이 국내법을 준수하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투자진흥지구 인센티브는 내국인, 외국인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제도이며 다른 지역의 투자인센티브와 비교 시 절대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

현재 버자야(예래휴양형주거단지), 녹지그룹(헬스케어타운) 등 외국자본 투자로 숙박시설 완공시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제주 시내권에 있는 A호텔의 경우와 객실을 기준으로 산출해 비교해 보면 호텔의 경우 500실에 293명이 고용(청소용역·세탁용역 제외)이 될 예정이다. 버자야, 녹지그룹, 백통신원 총 3927실이 완공되었을 때 객실수를 기준으로 고용인원을 산출해 보면 2244명 정도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 이외에도 지역 농수축산물 구입(식자재) 및 청소·세탁용역에 연 712억원 정도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주도 정책추진 방안

민선 5기 제주도정 출범 후 최근 3년동안 봇물처럼 투자가 이뤄졌다. 이는 대부분 JDC가 추진하는 제주핵심프로젝트 사업으로 10년 전부터 개발이 예정된 구역(헬스케어타운, 예례휴양형주건단지, 신화역사공원, 영어교육도시 등)에 많이 집중되거나 기존 인·허가된 관광개발사업장이다.

하지만 중국자본이 제주를 점령하고 있다는 도민들의 의구심이 증대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투자유치 효과를 주민들이 직접 체감할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외국인 토지점유·부동산 투자 이민제 등 도민이 우려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통계 수집과 모니터링을 통해 제주의 환경적 가치를 지켜나가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율하고 수립해 나가야 한다.

미국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가 '짐로저스'는 지난해 5월 개최된 제주포럼에서 '중국자본과 인력을 적극 활용하라. 많이 온다고 해서 제주의 정체성은 훼손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그는 외자유치를 통해 50년 전 늪지대에서 일류국가로 성장한 싱가포르와 한때 세계가 부러워하던 미얀마가 외국인과 자본을 내쫓아 최빈국가로 전락한 사례를 대비시켰다. 제주자치도는 이를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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