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정수현·정경조 지음)=우리 조상들은 계절과 풍토를 고려해 음식을 만들고 옷을 짓고 잠자리를 마련했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그것에 순응해왔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이 먹었던 음식과 입었던 옷, 살았던 집 안에 담긴 의미를 들여다보는 일은 우리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재해석하는 소중한 작업일 것이다. 책은 한국인의 밥상에 담긴 배려와 융합의 정신, 한복에서 드러나는 융통성과 여유로움, 사람과 자연이 소통하는 공간인 한옥의 의미를 짚었다. 도서출판 삼인. 1만2000원.
▶호박 목걸이(메리 린리 테일러 지음, 송영달 옮김)=이방인 여성이 기록한 20세기초 한국살이의 모습이 담겼다. 지은이는 시아버지와 남편이 선택한 나라인 한국에 살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했다. 그의 기록은 여러 면에서 한국의 역사와 겹치면서도 식민지민의 생활과는 동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1917~1942년, 1948년 한국생활을 외국인의 시선으로 그려낸 이 책을 통해 역사의 빈 페이지를 좀 더 촘촘히 메울 수 있을 듯 하다. 책과함께. 1만9500원.
▶사람은 어떻게 말을 하게 되었을까(루트 베르거 지음, 김희상 옮김)=인간은 어떻게 언어를 쟁취했을까. 하늘이 인간에게 내린 선물일까, 아니면 인간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우연한 돌연변이를 겪어 나타난 산물일까. 언어의 발생지점을 찾아 과거로 떠나는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언어 발생과 관련한 다양한 가능성과 마주하게 된다. 어떤 가능성은 생물학적인 것과 관련이 있고 어떤 것은 고고학, 신경과학 혹은 화석인류학, 해부학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알마. 1만8500원.
▶울지마라 아내여(나태주 지음)='풀꽃 시인'으로 잘 알려진 시인이 아내에 관한 이야기를 따로 묶어 시집을 냈다. 아내는 "인생의 동행인이며 삶의 동지이자 아이들의 모친"이고 "더 나아가 나의 보호자이며 마지막 기댈 언덕"이기 때문이다. 인생의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인 아내, 그와 함께 살아온 시간들을 진솔한 인생 이야기로 노래하고 있다. 푸른길. 1만1000원.
▶새들은 왜 깃털이 있을까?(멜리사 스튜어트 글, 세라 S. 브래넌 그림, 이우신 옮김)=사람들은 막연히 깃털이 새들을 높이 날아오르게 하는 기능을 할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깃털의 기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깃털은 새들이 햇빛을 가리거나 둥지를 만들고 눈 위를 미끄러져 가는 데 꼭 필요하다. 양산, 지게차, 썰매 등 일상적인 사물에 비유한 그림들을 통해 16가지 쓰임새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다섯수레. 1만2000원.
▶종교 상상하기(조너선 Z. 스미스 지음, 장석만 옮김)=현대종교(역사)학 분야에 괄목할 만한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 지은이는 "종교는 단지 학자들의 연구에서 만들어진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종교는 분석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학자가 비교와 일반화라는 상상적 행위를 하면서 창출됐다는 것이다. 저자는 종교에 대해 상상하기를 요청하면서 종교적 도그마나 학문적 권위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호흡을 할 수 있는 출구를 내준다. 청년사.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