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암 산업에 감춰진 진실

거대한 암 산업에 감춰진 진실
에드워드 그리핀의 '암 없는 세상'
  • 입력 : 2014. 03.21(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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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법 둘러싼 대립
과학이 아닌 정치 개입
FDA 과연 믿을 수 있나

히말라야 산맥 깊은 골짜기에 있는 작은 나라인 훈자. 이곳 사람들에겐 우리가 알고 있는 암 발병 사례가 없다. 현대 의학과 과학으로 훈자 사람들이 암에 걸리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이들은 살구를 대량으로 수확하는데 여름엔 살구를 말려서 음식에 널리 활용한다. 훈자 사람들은 딱딱한 껍질 안에 들어있는 씨를 살구의 별미로 친다.

비타민의 항암 효능에 대해 연구해온 의학자들은 암이 '영양 결핍증'이라고 주장해왔다. 현대인의 식단에 필수적인 영양소가 결핍돼 악화되는 질병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언급하는 영양소는 '비타민 B17'로 이를 암 치료제로 개발한 물질이 '레이어트릴'이다. '레이어트릴'은 바로 훈자 사람들이 즐겨 먹는 살구와 복숭아 등의 씨에서 추출한 아미그달린 성분을 농축해 정맥주사용으로 만든 항암 치료제를 말한다.

레이어트릴은 정통 의학의 인정을 받지 못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미국 의사협회, 미국 암학회는 레이어트릴의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암 치료의 진실을 찾으려는 의료과학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레이어트릴에 항암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밝혀졌다.

정통 의학에서 레이어트릴을 항암제로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암 없는 세상'을 쓴 에드워드 그리핀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과학이 아니라 정치에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제약 산업과 의료계를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권력이 작용한다고 본다.

오늘날 의료 기술의 놀라운 발전에도 불구하고 3명 중 1명이 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미국에서는 암 연구를 위해 매년 수십억 달러가 투입되고 있고 암 치료 비용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심지어 암으로 죽는 사람들보다 암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정도다.

다큐멘터리 작가인 저자는 암 치료법을 비타민에서 찾는다면 암을 정복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현재의 거대한 암 산업이 단번에 재편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편다. 또한 제약 카르텔의 상업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의료 과학이 어떻게 휘둘려 왔는지도 밝혀놓았다.

저자는 특히 전 세계 제약·의료 산업의 표준으로 군림하고 있는 FDA에 대해 비판적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그는 "FDA에서 어떤 치료법이 '입증된 것'이라고 밝힐 때는 해당 회사가 FDA에서 만들어놓은 실험 절차에 따라 해당 치료법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는데 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한 가지 있다. FDA가 원하는 방식에 따라 검증 실험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해서 그 치료법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만 실험이 이루어졌다는 것과 실험 결과를 평가받았으며 FDA가 해당 제품의 판매를 승인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험결과가 매우 열악할지라도 말이다." 포북. 2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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