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12)협진-중두개저 뇌하수체 종양

[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12)협진-중두개저 뇌하수체 종양
신경외과·이비인후과 협진수술로 근본 치료
  • 입력 : 2014. 03.28(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이비인후과 김정홍(오른쪽) 교수와 신경외과 이창섭 교수가 중두개저 뇌하수체 종양을 수술하고 있다. 사진=제주대병원 제공

수년 전까지 두개골 열어야 수술시야 확보
영상장비·재건술 영향으로 후유장애 없어

'두개저'란 두개골과 안면골이 접하는 부분으로서 전, 중, 후두개저로 구분할 수 있다. 뇌혈관과 뇌신경, 뇌경막 등 중요한 신체 구조물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과거에는 병이 있어도 수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뇌하수체 선종이나 두개인두종, 뇌수막종과 같은 중두개저에 발생하는 종양의 경우 과거에는 두개골을 열고 뇌를 당겨야 수술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해상도 영상 이미지의 발달 및 영상 유도 시스템의 도입으로 병소의 정확한 위치를 가늠할 수 있게 됐고, 또한 특화된 수술 기구들의 개발 그리고 두개저 재건술 등의 발달 등에 힘입어 후유 장애 없이 치료를 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도 신경외과 의사와 이비인후과의사의 협진 수술로 보다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 제주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이창섭 교수와 이비인후과 김정홍 교수의 협진을 통해 뇌하수체 종양의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 뇌하수체

뇌하수체는 뇌의 정중앙부 하부에 '터키안장'이라는 공간에 위치해 있으며 직경 1.2~1.5㎝ 크기에 0.5~0.6gm 정도의 무게를 가지는 기관이다. 여기서 분비된 호르몬들은 직접 신체에 영향을 미치거나 타 장기에 있는 호르몬 샘 분비의 조절을 담당해 전체적으로 우리 몸의 호르몬 분비 조절을 총괄한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프로락틴(유즙분비호르몬), 성장호르몬, 갑상선자극호르몬,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난포자극호르몬, 황체형성호르몬 등이 있다.

▲뇌 MRI 사진상 중두개저 터키안장 내부에 시신경을 누르는 뇌하수체 선종이 관찰된다.

# 뇌하수체 선종

전체 뇌종양 중 10~15%의 빈도를 차지하며 한국에서는 두 번째로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인 양성 종양으로서 증식 속도가 대부분 느리고 20~50세의 성인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종양으로 인해 뇌하수체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 말단 비대증 및 무월경, 유루증, 쿠싱 증후군 등 다양한 증상 및 징후가 나타날 수 있다. 종양이 자라 터키안장 주위에 있는 혈관이나 신경 등의 중요 구조물을 누르면 눈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뇌하수체 졸중(뇌하수체 선종이 있는 환자에서 종양 내부에 과다 출혈이 발생시 눈과 머리에 심한 두통과 어지러움, 구토, 혼수 등을 유발)이나 급격한 시력 감퇴가 있는 경우는 초응급으로 수술을 받아야 한다.

# 증례

52세 여자 환자가 내분비내과에서 혈액검사를 받았는데 IGF-1(인슐린유사성장인자)이 431.73 ng/㎖, 프로락틴 36.53 ng/㎖, 코티졸 17.13 ng/㎖, 부신피질자극호르몬 152.8 ng/㎖ 등의 뇌하수체 호르몬 과다분비 양상이 발견됐다. 말단 비대증 소견 및 중심성 시야 장애와 시력 손실도 관찰됐으며, 뇌 자기공명영상을 촬영했더니 1.4×1.6×1.2㎝ 크기의 뇌하수체 종양이 발견돼 신경외과와 이비인후과가 협진으로 경비중격 경접형동 접근법을 통한 현미경하 뇌하수체 선종 절제술을 시행했고, 환자는 수술을 받은 정상적인 시력 회복 및 비교적 안정된 뇌하수체 호르몬 분비 양상을 보였다.

# 치료

중두개저에 발생한 종양에 대한 수술은 동일한 병변에 대해 여러 가지 접근법이 있으나 매 환자마다 병변의 완전한 제거와 중요 혈관 및 신경, 뇌경막과 같은 구조의 보존, 접근 통로의 기능적, 미용적 재건이라는 요소를 만족시킬 수 있는 최선의 술식을 선택해야 한다. 중두개저에 도달하는 접근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뇌 및 뇌신경, 뇌혈관을 보존하기 위한 신경외과적인 측면과 부비동 및 비중격에 대한 이비인후과적인 측면이 동시에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뇌하수체 종양의 수술적 치료=뇌하수체에 도달하는 방법은 코를 통해 들어가는 방법과 머리를 열고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어느 방법을 택할지는 의사가 종양 크기와 모양, 환자 나이, 건강상태, 터키안장과 접형동 모양을 고려해 결정하게 되는데 과거 머리를 열고 들어가는 방법을 사용하던 시절에는 수술 후 사망률이 10%에 이를 정도로 상당히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에는 코를 통해 뇌를 건드리지 않고 뇌하수체에 직접 도달하는 방법이 쉽고 안전하므로 더 널리 사용되고 있다.

▶뇌하수체 종양의 약물 치료=유즙분비 호르몬 분비성 뇌하수체 종양에서는 브로모크립틴을, 성장 호르몬 분비성 뇌하수체 종양에서는 브로모크립틴과 소마토스타틴을 사용할 수가 있으나 종양이 완전히 없어지는 경우는 드물어 1차적으로 우선 약물치료를 시행한 뒤 반응이 없으면 조기에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뇌하수체 종양의 방사선 치료=뇌하수체 종양을 수술로 완전 적출하지 못한 경우나 재발한 경우에 약물 요법과 병행해 방사선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 예후

뇌하수체 종양의 전체적인 10년 생존율은 거의 100%에 달하며 예후는 대단히 양호한 편이지만 종양의 크기가 3~4㎝로 대단히 큰 경우와 성장호르몬 혹은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분비성 뇌하수체 종양에서는 치료 후에도 호르몬 양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있어 지속적인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93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