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의 동갑내기 부인 강윤형씨(50)는 선거기간 내내 조용한 '물밑 외조'를 전개하고 있다. 그동안 세 차례의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후보 경선 등을 함께 치르면서 원 후보 못지 않은 정치인이 다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씨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간을 쪼개 후보자의 발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장애인 등 소외계층과 보육시설, 경로당 등을 찾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발휘하고 있다.
그동안 노인대학원 및 요양원, 한라대 나이팅게일제, 여성단체협의회 반찬담그기 행사,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 총회, 장애인 지원협의회, 시니어클럽 교통안전교육, 주민자치위원회 월례회의, 가족제자사랑한마음 걷기대회 참석 등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강씨는 도민들에게 항상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남편인 원 후보에게는 날카로운 조언자의 역할에 충실한다. 강씨는 스스로 반대 후보의 입장을 제시하고, 원 후보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반드시 짚어준다. 더 넓은 시각으로 바른 시책을 펼 수 있도록 견제하는 '제3자적' 감시자를 자처하고 있다. 대학 때 남편과 함께 학생운동을 같이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강씨는 소아정신과 전문의다. 때문에 직업에 걸맞게 복지인프라 구축과 복지안전망 확대, 양극화 및 복지사각지대 해소, 노인·장애인 문제, 저출산·고령화 문제 등에 관심이 많다. 의료인인 강씨는 정치를 크게 '사회적 치료 행위'로 보고 있다. 정치의 핵심 기능도 위로와 치료라는 것이다. 강씨는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나 정치인인 남편이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는 것이나 동일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구좌읍 하도리 출신으로 여고시절까지 제주에서 보낸 만큼 영락없는 제주 사람이다. 제주에 대한 사랑도 깊다. 강씨는 "공부 하나 잘해서 서울로 올라갈 수 있게 저희를 키워준 건 제주의 공동체"라며 "그러니 공동체에 기여하면서 살아야겠다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은 제주공동체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전폭적인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