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26)만성 콩팥병 환자의 식사요법

[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26)만성 콩팥병 환자의 식사요법
  • 입력 : 2014. 07.04(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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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들의 몸에 좋다고 알려진 과일, 채소, 현미, 잡곡, 유제품, 고단백 식품 등은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는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만성 콩팥병이라고 해서 모든 환자들이 같은 신기능을 가진 것은 아니고 원인질환이 무엇이냐, 현재 부족하거나 과다한 영양소, 무기질, 전해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음식을 제한하거나 권장하는 항목이 달라질 수 있다.

소금·칼륨 섭취량 줄여야… 비타민은 약제로
콩팥기능 등 정확히 평가 속 식사요법 조절을

우리몸에서 수분 및 노폐물 제거를 담당하는 기관인 콩팥의 기능이 3개월 이상 만성적으로 떨어진 상태를 의미하는 만성 콩팥병은 전 세계적으로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2008년 대한신장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7대 도시에 거주하는 일반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만성 콩팥병의 유병률을 조사했을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단계라고 볼 수 있는 사구체 여과율이 60ml/1.73㎡ 이하인 사람의 비율이 5%에 달했다. 우리나라 인구 중 2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만성 콩팥병을 앓고 있는 셈이다. 제주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김현우 교수의 도움으로 만성 콩팥병 환자의 식사요법에 대해 알아본다.

만성 콩팥병은 지속적인 관리 및 치료가 필요한 병이다. 그 중에서도 식사요법이 환자 관리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첫째, 하루 섭취하는 소금의 양을 줄여야 한다. 대한영양학회 보고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평균 하루 소금 섭취량은 12~14g으로 세계보건기구의 하루 권장 소금 섭취량 5g을 상회하고 있다. 소금 섭취 증가는 특히 만성 콩팥병을 가진 환자에서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 소금 섭취 증가로 인해 부종 및 고혈압이 발생하거나 악화돼 만성 콩팥병 환자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인 심혈관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소금 섭취를 줄이는 방법은 햄, 소시지, 치즈, 버터, 화학조미료 등 각종 가공식품의 섭취와 젓갈, 장아찌, 염장 어육류 및 염분 함유가 많은 라면 등의 인스턴트식품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또 소금 섭취를 제한하기 위한 조리법으로 소금 대신 식초, 레몬즙, 유자 등으로 신맛과 단맛을 적절하게 이용하는 방법과 후추, 고추, 겨자, 생강, 마늘 등의 양념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 된다. 최대한 소금 섭취를 줄이되 목표 섭취량을 달성하기 힘든 환자들은 소금 배설을 증가시킬 수 있는 이뇨제 사용이 도움된다.

둘째, 콩팥 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들은 소변으로 배설되는 칼륨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칼륨 섭취를 줄여야 한다. 정상인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2~6g 정도인데, 만성 콩팥병 환자가 정상인과 같이 칼륨을 섭취하게 되면 고칼륨혈증이 유발돼 신경·근전도계 특히 심장 근육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칼륨은 특히 과일 및 녹색 채소에 많이 들어 있는데, 문제는 현대인에게 섭취를 권장하는 대표적인 건강식품이라는데 있다. 하지만 만성 콩팥병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 칼륨이어서 섭취할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칼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과일 중 특히 칼륨이 많다고 알려진 바나나, 키위, 참외, 토마토 등을 피해야 하고, 말린 과일에도 다량의 칼륨이 함유돼 있어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녹색 채소 중에는 부추, 쑥, 시금치, 호박, 미나리 등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감자, 고구마 등도 칼륨 함유량이 높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고, 견과류 (밤, 잣, 호두 등) 역시 칼륨이 많아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칼륨을 줄이는 조리법에는 야채의 경우 물에 대치거나 헹구면 물속으로 칼륨이 빠져나가 칼륨 함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물은 버리고 먹는 방법이 있고, 일반적으로 껍질이나 줄기에 칼륨이 많이 들어 있어 감자, 고구마 등은 껍질을 벗기고 먹는 방법도 있다.

셋째, 사람의 뼈를 구성하는 무기질인 칼슘과 인의 균형이 만성 콩팥병 환자들에서는 깨지기 쉽다. 콩팥 기능이 감소함에 따라 소변으로 인 배설양이 감소하고 콩팥에서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는 활성형 비타민 D의 농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만성 콩팥병 환자들에게 골절이 잘 발생하게 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 하루 1g 이하로 인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은 단백질이 많은 고기와 치즈, 버터, 요구르트와 같은 유제품, 현미나 잡곡, 견과류 등에 많이 들어 있어 이런 종류의 음식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인과 함께 뼈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무기질인 칼슘의 경우에는 고인산혈증에 의해 2차적으로 칼슘의 혈중 농도가 떨어지게 돼 칼슘의 섭취가 인 조절 및 칼슘 농도 조절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일부 만성 콩팥병 환자의 경우 칼슘 및 인의 혈중 농도가 모두 높은 경우가 있고, 그럴 경우 혈관 및 연부조직의 석회화를 유발해 심혈관계 합병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무리한 칼슘 섭취보다는 고인산혈증을 예방하기 위한 양 정도로만 칼슘을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넷째, 만성 콩팥병 환자들 중 투석을 시작하지 않은 환자들의 경우 단백질 섭취가 많은 경우 배설해야할 노폐물의 양이 증가하고, 신기능 악화를 가속할 위험성이 있어 하루 체중 1kg 당 0.8g 정도로 제한할 것을 권장한다.

그러나 투석을 시작한 환자들의 경우에는 투석을 통해 노폐물을 제거할 수 있고, 신기능 악화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으며, 단백질 제한이 오히려 영양 불균형 상태를 일으킬 수 있어 하루 체중 1kg 당 1.0~1.2g으로 단백질 섭취를 이전보다 늘려야 한다. 대표적인 고단백 음식으로는 달걀, 어육류, 유제품 등이 있다.

다섯째, 만성 콩팥병 환자의 경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채소나 과일의 양이 제한돼 있어 수용성 비티민인 비타민B, C 등이 결핍되기 쉽고, 특히 투석을 받는 환자의 경우 투석으로 빠져나가기까지 하기 때문에 반드시 보충이 필요하다. 그러나 비타민 보충을 위해 채소나 과일을 이용하는 것은 위험한데, 여기에는 비타민뿐 아니라 만성 콩팥병 환자들이 제한해야할 칼륨의 함유량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타민 보충은 약제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성 콩팥병 환자의 식사는 정상인들과는 상당히 다른 점이 많다. 정상인들에게는 좋다고 알려진 과일, 채소, 현미, 잡곡, 유제품, 고단백 식품 등이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는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점들이 다수의 만성 콩팥병 환자들이 어려워하는 문제 중의 하나이다.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현재의 신기능뿐만 아니라, 영양소, 무기질, 전해질의 상태를 정확히 평가 받아야 하고, 이를 근거로 식사요법도 적절히 조절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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