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세적 삶의 행복이 진정한 구원

현세적 삶의 행복이 진정한 구원
김세종의 '무신론자들을 위한 변명'
  • 입력 : 2014. 07.18(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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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열감기를 심하게 앓은 후 양쪽 귀 이관이 막힌 적이 있다. 그 순간부터 그의 삶은 지독히 고통스러웠다. 무엇보다 매 순간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일이 불편했다. 생명의 윤기가 썰물처럼 온몸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 그는 온갖 병원을 다니며 진찰을 했지만 이관이 막히지 않았다는 검사 결과를 들었다.

미국에서 유학하던 중 대학 건강센터의 도움으로 정밀 검사를 받았더니 이관이 막혔음을 밝혀냈고 간단한 시술로 막힌 곳을 뚫었다. 숨쉬는 일이 한결 편해졌다. 그때 그는 해탈을 얻었다고 느꼈다.

'어느 소피스트의 구원 이야기'란 부제가 달린 '무신론자들을 위한 변명'을 펴낸 김세종 전 경주대 교수의 이야기다. 대학을 떠나 지금은 서귀포에서 야자나무 등 다양한 열대 식물을 재배하는 농부로 변신해 또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는 '무신론자들을 위한 변명'을 통해 '구원이란 무엇인가'라는 신학적 화두를 붙들고 철학적 답을 찾아나선 그간의 궤적을 그려내고 있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손에 이끌려 기독교를 믿기 시작했던 지은이는 이 책에서 스스로 무신론자임을 선언한다. 그가 말하는 무신론은 예수나 부처의 존재나 가치를 부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오히려 그들을 스승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가르침을 통해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는 입장을 택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내세관에 입각한 종교적 구원은 허울에 불과하다며 진정한 구원이란 신을 넘어서 얻을 수 있는 현세적 삶의 행복이라고 주장한다. 소이연.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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