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29)과민성 장증후군

[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29)과민성 장증후군
자주 배 아프고, 부글거리며 설사까지…
  • 입력 : 2014. 07.25(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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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나 내장 과민성 등이 원인
개인 특성에 맞춰 치료 개별화해야

"어려서부터 장염을 달고 살았다", "기름진 음식, 고기만 먹으면 배가 부글거리고 설사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과민성 장증후군과 관련된 것은 아닌지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실제 대장에는 눈에 보이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 대변 양상이 변하고 복부 불편감 및 복통이 자주 반복되는 대표적인 만성 기능성 장질환 중 하나이다. 이 질환은 서구에서는 전체 인구의 10~20%, 국내에서도 10% 전후가 해당될 정도로 매우 흔하다. 제주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부선진 교수의 협조를 통해 과민성 장증후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생하는데, 이 중 20~40대에 가장 흔하고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오랜 기간 반복적인 증상으로 인해 이 병을 앓는 사람들의 삶의 질은 떨어지게 된다.

#과민성 장증후군 진단 기준

과민성 장증후군은 최근 3개월동안 한 달에 적어도 3일 이상의 반복적인 복통이나 복부 불편감이 있으며 ▷배변 후 복통이나 복부불편감이 호전 ▷배변 횟수의 변화 ▷대변 형태의 변화, 이 3가지 중 2가지 이상이 동반되면 진단할 수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을 대변의 형태에 따라 설사형, 변비형, 설사와 변비가 반복되는 혼합형으로 세분해 나눌 수도 있다.

이 병을 진단하기 전에는 대장에 종양이나 염증과 같은 기질적인 질환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50세 이상이거나 대장암 또는 염증성 장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리고 혈변, 빈혈, 체중 감소, 최근 대변의 가늘어짐 등의 경고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와 상담한 후 대장내시경이나 혈액 검사 같은 평가를 꼭 시행해야 한다.

#과민성 장증후군의 원인

과민성 장증후군이 왜 발생하는지는 현재까지 정확히 모르지만 거론되는 몇 가지의 원인들은 있다. 그 중 한 가지는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사회적인 요인이다. 여러 연구를 통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과민성 장증후군의 증상을 유발하고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임이 밝혀졌다.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들이 복부 불편감이나 설사 등의 장 증상 외에 만성 소화불량, 두통, 불안, 불면, 우울 등의 증상도 자주 호소한다는 점은 이 질환과 심리적인 인자가 많은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내장의 과민성이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들은 복부 진찰을 하거나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는 동안 정상인에 비해 좀 더 심한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를 내장의 통증에 대한 역치가 낮아 발생하는 과민성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장의 염증이 내장의 민감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데 실제 심한 장염을 앓은 환자들을 관찰한 몇몇 연구들을 통해 장염 후 과민성 장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 외에도 소장의 세균 과다 증식, 음식 알레르기, 자율신경 이상 등이 이 질환의 병인(病因)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 치료·예방

과민성 장증후군 치료의 첫번째는 이 질환이 대장암, 만성 염증성 장질환과 같은 기질적인 병이 아니기 때문에 예후가 좋으며 흔한 기능성 장질환이라는 점을 환자 스스로 인지하는 것이다. 정신사회적인 스트레스가 과민성 장질환의 증상을 유발, 악화시킬 수 있어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며 운동이나 취미 생활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둘째, 특정 음식에 의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을 유발, 악화시키는 음식을 가능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도한 음주, 유당이나 과당처럼 흡수가 잘 안되는 당류, 불수용성 식이섬유, 지방식 등은 과민성 장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음식이다. 따라서 음식 일기를 작성해 자신의 장을 자극하는 음식들을 찾아 조심하도록 하고 과음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실제 일상생활에서는 지나친 식이 제한의 실효성이 떨어지며 오히려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어 환자 개개인의 증상에 따라 적절한 음식 조절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과민성 장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키는 스트레스나 음식을 조절하는데도 지속되는 증상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약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약제로는 부피형성 하제나 삼투성 하제와 같은 변비약, 지사제, 진경제, 세로토닌 관련 약제, 비흡수성 경구 항생제, 프로바이오틱스 등이 있다. 담당 의사는 복통, 설사, 변비 증상의 유무 및 정도에 따라 약제를 조합해 처방하게 된다. 장 증상 외에 불안, 불면, 우울 등이 주요 증상이라면 정신과적 상담 및 약물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장관의 운동 및 감각 이상, 정신사회적인 요인 등의 다양한 병태생리가 관여하며 복통이나 복부불편감, 설사 등의 장증상이 발생하는 기능성 질환이다. 영향을 주는 요인, 호소하는 증상의 종류나 정도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어 치료에 대한 접근은 개인의 특성에 맞춰 개별화해야 한다.

이 질환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병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통해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들을 가능한 피하도록 하고 증상이 심할 때는 의사와의 상담 후 적절한 약물 치료로 장을 안정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부 교수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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