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중국을 말하다]제3부 제주관광 가치를 높이자-②향후 중국 공략 대세 '자유개별여행'

[제주와 중국을 말하다]제3부 제주관광 가치를 높이자-②향후 중국 공략 대세 '자유개별여행'
지역경제 성장 선순환 유도… 제주관광 지속성장 열쇠
  • 입력 : 2014. 07.28(월)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중국 항주의 유명 관광지인 서호 전경. 김성훈차장

단체여행객보다 만족도 높고 재방문 가능성 높아
제주관광 문제점인 '체감편중 현상' 해소 지름길

제주는 지금 가히 중국열풍이다. 제주를 찾는 중국관광객들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을 정도로 고속성장을 거듭하자 제주사회는 오히려 혼란스러워 할 정도다. 그 혼란의 핵심은 '경제효과 배분 논란'이다. 중국관광객들이 엄청나게 들어오지만 그에 따른 경제적 이득을 관광업계, 나아가 제주사회가 전반적으로 체감하고 있느냐 하는 부분이다. 이같은 질문엔 도내 관광업계 조차 'NO'라고 단언한다. 지난해 200만명에 가까운 중국관광객들이 제주를 찾았지만 그 효과는 극히 일부에 치우치고 있는데서 비롯되고 있다고 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는 제주관광이 여행사의 스케줄을 따르는 수동적인 관광패턴, 즉 단체패키지가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개별자유여행으로의 전환이 절실하다고 주문한다.제주관광시장이 지속성장을 위해선 단순 숫자 중심의 양적성장을 지양하고 질적성장을 꾀해야 하며 그 질적성장의 바로미터는 바로 개별자유여행객 유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제주관광시장이 지속성장을 하려면 질적성장을 꾀해야 하며 그 질적성장의 바로미터는 바로 개별자유여행객 유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 소주의 한 관광지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 김성훈차장

▶왜 개별자유여행으로 바뀌어야 하는가=개별자유여행객의 최대장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역경제 성장 선순환을 유도하는 열쇠를 쥐고 있다는 것이다. 단체패키지를 이용하는 관광객들보다 더 돈을 많이 쓰고 또 돈을 쓰는 장소도 다양하다는 점이다. 제한된 테두리에서 톱니바퀴 돌 듯 진행되는 단체패키지 여행시장의 한계를 벗을 수 있는 '대항마'라는 평가다.

단체패키지가 장점이면서도 단점인 이유는 바로 '계약 시스템'이다. 즉 스케줄. 관광객을 모객한 여행사의 손님접대 시스템은 사전에 계약한 숙소와 음식점, 관광지, 쇼핑업체를 순환하는 방식이다. 교통편도 계약된 전세버스가 이용된다. 경제활성화의 근간인 수익이 한정된 공간에서 오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계약에서 배제된 수많은 관광업계 입장에서는 중국관광객 증가 체감효과를 느낄수 없는게 당연하다. 계약을 위해 덤핑이 동반되는 폐해가 뒤따르고 때로는 동종업계간 갈등으로 비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행객 입장에서는 비록 원하는 많은 곳을 보지 못하더라도 해외여행이 동반하는 불안감을 여행사가 해소해줌으로써 안전하고 편리하게 여행에 나설수 있다는 장점을 갖춘 것은 사실이다. 결국 단체패키지는 여행객의 불안심리와 여행사의 이윤극대화가 맞아 떨어진 관광패턴이다. 여행일정이 편리하고 전세계가 고령화시대로 접어든 만큼 단체패키지관광도 여전히 중요한 시장인 것은 분명하다.

반면 여행사가 짜놓은 스케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여행의 최대 매력은 방문지의 속살을 제대로 마음껏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방문지의 '가치'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여행의 만족도가 보다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것, 자연스럽게 재방문으로 이어지게 되며 이는 곧 안정적인 외래 인바운드관광시장을 형성하는 밑거름 역할을 한다.

또 현재 제주관광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는 체감편중 현상도 일거에 해소하는 열쇠가 된다. 도내 관광업계 가운데 중국관광객 증가세를 나름 체감하고 있는 곳은 단체관광객을 모객한 여행사와 계약한 숙소나 음식점, 전세버스, 면세점 등 쇼핑업체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게 정설이다. 그러나 자유여행객은 씀씀이 공간이 제한적이지 않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관광업종이 매출신장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도내 다양한 관광업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자연환경을 갖춘 도내 곳곳 마을별로 중국자유여행객 유치경쟁을 벌이면서 자연스럽게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 개별자유여행시장에서도 웨딩과 회의, 자연경관 등 특화되고 세분화 된 시장이 존재하는 만큼 다양한 산업군이 성장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아쉽게도 제주에서는 전체 입도 중국관광객 가운데 개별자유여행객이 어느 정도 비중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광업계가 현장에서 체감하는 정도를 기준으로 '개별여행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서울 현지 전문가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중국관광객 중 개별여행객의 비중은 약 49%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제주의 경우 개별여행객 비중은 이를 크게 밑돌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터뷰 / 한화준 한국관광공사 상해지사장]"관광은 흐름, 개별여행으로 전환해야"

한화준 지사장

그는 관광을 '흐름'으로 요약했다. 최근 4~5년 사이 한국은 물론 제주를 찾는 중국관광객이 전망치를 웃돌며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것은 분위기를 탄, 일종의 흐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흐름은 언젠가 꺾일수 있는만큼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화준 한국관광공사 상해지사장은 제주를 너무도 사랑한다. 서울 본사근무시절 틈나는 대로 제주여행을 했었고 그때마다 한국에 제주가 있음을 감사했다고 피력했다. 제주를 사랑한만큼 걱정도 적지 않다고 말한다. 그 걱정의 핵심은 '감춰진 제주의 가치'라고 그는 표현했다.

한 지사장은 "지금 한국은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터라 중국관광객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제주는 그 흐름이 더욱 가파르게 형성돼 유치마케팅을 별도로 하지 않아도 중국관광객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곧 그 흐름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게 중요하며 이를 위해 양적성장을 탈피하고 질적성장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지사장이 강조하는 질적성장의 핵심은 개별자유여행으로의 전환이다.

"관광객이 얼마나 왔는지 하는 등 숫자에 끌려가선 안된다"고 강조한 한 지사장은 "제주관광은 지금이 관광 전반을 점검해볼 때이며 질적으로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하고 바로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금 제주는 제주만이 간직하고 있는 '희소가치'를 계속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 지사장은 "단체패키지를 이용해 제주관광에 나섰던 많은 중국관광객과 말을 해봤더니 바다 구경을 전혀 못했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며 "청정 바다는 제주의 참모습이자 가치인데 이를 보지 못한 중국관광객들이 무슨 감동을 갖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하면 실망을 안고 돌아갈수 밖에 없고 이는 곧 좋은흐름을 꺾는 요인이 될수 있다는 지론을 폈다.

"제주의 참맛을 느끼도록 할 수 있는게 바로 개별자유여행"이라고 단언하는 한 지사장은 "제주는 중국사람들에게 환상의 섬으로 인지되고 있다"며 "제주의 참맛을 제대로 보여준다면 상해는 물론 내륙의 중국인들이 아마도 제주에 열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적성장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흐름이 꺾일수 있다고 반복해 주장한 한 지사장은 "제주관광이 지속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개별자유여행 유치를 위한 수용태세를 갖추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6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