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34)안드로겐탈모증

[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34)안드로겐탈모증
머리 숱이 급격히 줄어들며 고민은 커져가는데…
  • 입력 : 2014. 08.29(금) 00:00
  •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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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는 대개 20대 중반에 시작돼 서서히 진행되는 양상을 보이며, 보통 뒷머리와 옆머리는 침범하지 않는다. FIFA월드컵의 대표적 대머리 스타인 네덜란드 대표팀의 골잡이 아리언 로번(FC 바이에른 뮌헨·왼쪽)과 어린시절부터 받아온 탈모에 대한 스트레스를 모발이식으로 해결한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오른쪽). 연합뉴스

대머리 가족력 있는 사람 사춘기 이후 발생
약 바르거나 복용· 머리털 이식 등으로 치료

현대사회에서의 성공요인으로 능력과 함께 외모도 상당부분 차지하는게 현실이다. 사람 내면은 시간이 흐르면 알 수 있지만 외모에 대한 반응은 즉각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의 이미지도 하나의 상품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머리털이 빠지는 탈모 환자들의 스트레스와 고민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탈모는 정상적으로 털이 있어야 하는 부위에 없는 상태로, 일반적으로는 머리털이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탈모는 눈썹, 수염, 겨드랑이와 음부 등 신체의 다른 부위에도 생길 수 있다. 정상인의 경우 하루 80~100개의 머리털이 자연적으로 빠지며, 수백 개 이상의 머리털이 빠질 경우에는 병적인 원인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임상적으로 흉터를 형성하는 탈모와 형성하지 않는 탈모로 구분할 수 있다. 흉터를 형성하는 탈모의 경우에는 머리털이 재생되지 않지만, 흉터를 형성하지 않는 탈모는 대개 털집은 파괴되지 않고 유지돼 잘 치료하면 머리털이 다시 자라날 수 있다. 흉터를 형성하지 않는 탈모로는 대표적으로 원형탈모증과 안드로겐탈모증이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피부과 천민석 교수의 협조를 통해 '대머리'로 불리는 안드로겐탈모증에 대해 알아본다.

안드로겐탈모증은 사춘기 이후의 남자와 여자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탈모증으로 남성형과 여성형이 있다. 일반적으로 대머리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서 남성 호르몬(androgen)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이 5α-환원효소에 의해 DHT(dihydrotestosterone)로 변환되고, 이 DHT가 털집의 변화를 유도해 머리털의 생장 주기 중 성장기를 단축시키고, 휴지기를 연장시킨다.

생장 주기가 거듭될수록 털집의 크기를 위축시키고, 머리털이 서서히 솜털로 소형화돼 탈모를 유발하게 된다. 남성의 고환에서 분비돼 탈모를 일으키는 남성 호르몬이 여성의 난소와 부신에서도 분비되기 때문에 여성에게도 안드로겐탈모증을 유발할 수 있다. 드물게 사춘기 직전부터 탈모가 시작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20대 중반에서 시작돼 서서히 진행되는 양상을 보인다. 보통 뒷머리와 옆머리는 침범하지 않는다. 남성의 경우 흔히 정수리와 이마-머리털 경계선에서 탈모가 시작된다.

정수리를 중심으로 점차적으로 탈모가 진행하며, 이마-머리털 경계선에서는 이마가 넓어지고, 양측 옆머리쪽 경계선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뒤로 밀리면서 점점 M자형 탈모로 진행한다. 고혈압, 비만, 이상지질혈증 등의 질환이 있는 젊은 남성에서 정수리 탈모가 조기에 발생할수록 관상동맥성심장질환과 인슐린저항성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의 경우 남성과 달리 이마-머리털의 경계선은 그대로 유지되며, 정수리와 앞머리 사이의 머리털이 만성적으로 가늘어지고, 전반적으로 머리털이 빠지게 된다. 그러나 탈모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해 남자처럼 이마가 벗겨진 완전한 대머리를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다. 여성의 경우 머리가 길고 여러 형태로 가려지기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남성에 비해 정서적인 문제를 유발하는 경우가 더 많다.

안드로겐탈모증의 치료로는 바르는 약제인 미녹시딜, 17α-에스트라디올과 복용 약제인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그리고 머리털이식 등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약제중 현재까지 발모제로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공인을 받은 것은 미녹시딜 도포제와 피나스테리드 두 가지만이 존재한다.

혈관확장 작용이 있는 미녹시딜은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로 경구 복용시 약 70%의 환자에서 털과다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확인됐고, 안드로겐탈모증이 있는 남성에서도 머리털의 성장이 관찰됐다. 이를 기반으로 미녹시딜 도포제가 개발돼 남성과 여성의 안드로겐탈모증 치료에 사용 중이다.

현재까지 정확한 작용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털집 세포의 증식을 유도하는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일부 환자에게서 미녹시딜을 바르기 시작한 4~6주 후 탈모가 더 심해질 수 있는데, 이는 퇴행기 머리털이 조기에 생장기 머리털로 이행하는 긍정적인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적어도 6 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미녹시딜을 도포해야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최소 1년 이상 장기간의 도포를 권장한다.

17α-에스트라디올 도포제는 비록 FDA의 공인을 받지는 않았지만, 유럽에서 여성형 안드로겐탈모증 치료제로 판매되고 있는 약제이다. 연구에 의하면 털의 생장기를 증가시키고, 휴지기를 단축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 두피에 도포하면 에스트라디올이 흡수돼 전신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원칙적으로 남성에게는 도포하지 않아야 한다.

경구 복용약제인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DHT(안드로겐탈모증을 유발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남성 호르몬)를 생성하는 효소인 5α-환원효소의 활성을 저해한다. 피나스테리드는 주로 제1형 5α-환원효소를 억제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피나스테리드의 부작용으로는 극히 일부 환자에서 성기능 감소, 발기부전과 사정량 감소 등이 보고되고 있다. 가임기 여성에게 피나스테리드 투약은 금기이다. 한편, 두타스테리드는 제1형 및 제2형 5α-환원효소 모두를 억제하는 약제로 안드로겐탈모증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0.5mg이 발모 효과를 보여 국내에서는 발모제로 사용되고 있다.

진행된 안드로겐탈모증 환자에서는 탈모가 침범하지 않은 뒷머리부위의 털집들을 분리한 후 탈모된 부위에 개별 털집단위로 옮겨 심는 털집단위 머리털이식술이 많이 이용된다. 하지만 이식된 부위에서 다시 안드로겐탈모증이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받은 환자에게도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권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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