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외 장식품으로 인기…'천연 가습기' 역할도
고사리손이 바삐 움직였다. 물에 불린 이끼(수태)를 두드리다 이내 둥글게 말아 조몰락거렸다. 20분 남짓 흘렀을까. 작은 인형을 닮은 '토피어리'가 서서히 모습을 갖춰갔다.
"생각보다 훨씬 간단해요. 한 번 배우면 기본 모양은 누구나 만들 수 있죠." 서로좋은가게 점장 조영숙 씨가 말했다. 지난 16일 서로좋은가게 토피어리 만들기에 참여한 초등학생 십여 명도 그의 말마따나 어렵지 않게 저마다 작품을 완성해 냈다.
토피어리는 자연 그대로의 식물을 인공적으로 다듬어 여러가지 모형으로 만든 작품 또는 그렇게 다듬는 기술을 말한다. 17~18세기에 유럽에서 유행했는데,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실외뿐 아니라 실내 장식품으로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특히 물이끼를 이용해 만든 토피어리는 작고 아담해 인기를 끌고 있다.
"토피어리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고 관리하기도 쉬워 실내 장식품으로 찾는 이들이 많다"면서 "가습 효과가 있는 물이끼로 만들기 때문에 요즘처럼 건조한 계절에 실내에 놓아두어도 좋다"고 조씨가 설명했다.
'보는 즐거움'만큼이나 만드는 재미도 크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어 만들기 자체를 놀이하듯 즐길 수 있다. 식물 뿌리를 수태로 감싸는 '기본기'가 손에 익으면 철사로 형태를 잡아 곰, 토끼, 거북이 등 다양한 모양에도 도전해 볼 수 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면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데 도움이 된단다. 조씨는 "함께 토피어리를 만들다 보면 자연스레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면서 "식물을 만지고 가까이에서 관찰하다 보면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의 서로좋은가게 713-1298.
◆ 토피어리 만드는 법
준비물- 물이끼, 식물, 낚싯줄, 장식품
①물에 불린 이끼를 바닥에 평평하게 펼쳐놓고 손바닥을 이용해 꾹 눌러준다.
②심고 싶은 식물을 1의 적당한 곳에 올려놓은 뒤 보자기처럼 감싼다.
③낚싯줄 등을 이용해 2를 감아 공처럼 둥글게 만들어 주면 완성. 리본 등 장식품을 활용해 취향에 따라 꾸며줘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