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새 아파트단지 소방차 진입 실태 동행취재

[현장 리포트]새 아파트단지 소방차 진입 실태 동행취재
대형 아파트 화재 발생땐 속수무책
단지 입구 차량 차단기 걸림돌… 도로폭도 아슬아슬
  • 입력 : 2014. 09.29(월) 00:00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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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 일부 대규모 아파트가 단지 내 조경과 구조물 등으로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화재 발생시 속수무책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경민기자

원형도로도 폭 좁고 조경시설로 소방차 진입 어려워
불법주차 방지용 볼라드 소방차 전용구역 접근 차단
불 나면 고층까지 계단으로 올라가 진화작업 펼 수밖에

아파트처럼 고층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 불을 끄고 인명구조를 위해 고가 사다리차 등 특수소방차량이 필요하다. 그런데 일부 아파트들이 단지 내 조경과 구조물 등으로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화재시 속수무책이다. 본보는 화재상황을 가정해 제주시내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제주소방서와 함께 출동해 소방차 진입 실태를 동행취재했다.

지난 26일 오후 제주시 아라동의 한 아파트단지 입구. 지난해 새로 지어진 14층짜리 아파트단지 입구에 고가 사다리차가 도착했지만 더이상 들어가지 못한 채 멈춰섰다. 단지 입구에 설치된 차량차단기가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홍성보 제주소방서 안전지도담당은 "단지 내 도로 폭이 6m는 돼야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는데 직접 폭을 재어보니 4.7m"라며 "아슬아슬하게 소방차가 들어갈 수 있는 도로 폭"이라고 전했다.

5분이 지나서야 소방 사다리차가 단지 안으로 어렵게 들어왔다. 하지만 또 다시 소방차는 멈춰서야만 했다. 이번엔 단지 내 원형도로가 소방차의 진입을 막아섰다. 원형도로의 폭이 좁은데도 도로 가운데 조경때문에 진입이 쉽지 않았다. 소방차는 3분이 지나서야 겨우 원형도로를 빠져 나왔다.

소방차는 목적지인 104동 소방차 전용 주차구역에 들어서려 했다. 그러나 소방차는 다시 한번 멈춰섰다. 불법 주차를 막기 위해 설치된 볼라드와 조경시설 탓에 소방차 전용 주차구역에 접근하기 힘든 구조였기 때문이다. 이날 소방차 전용 주차구역에서 서서 사다리를 펴보려던 계획은 무용지물이 됐다. 이 모습을 보던 이도119센터의 한 관계자는 "실제 화재발생 상황이라면 이럴 경우 계단으로 고층까지 걸어 올라가 진화작업을 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홍성보 제주소방서 안전지도담당도 "이 아파트의 경우 준공검사 때 출입구에 차량차단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소방차 전용 주차구역에도 화단 등 조경시설이 없었는데 새로 만든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주시에 통보하겠다"며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아파트단지 등 고층 건물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소방차 진입이 가능하도록 소방서 차원에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제주도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조경물이나 불법주차 등 열악한 도로 여건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할 통로를 확보하지 못한 아파트 단지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최대한 소방차 진입이 가능하도록 주민들에게 안전행정 협조를 요청하고 아파트 내 소방활동 공간 확보를 위한 법적 제도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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