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人터뷰]메디컬리조트 WE호텔 최일봉 원장

[한라人터뷰]메디컬리조트 WE호텔 최일봉 원장
  • 입력 : 2014. 09.30(화)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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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리조트 WE호텔 최일봉 원장은 "말기암을 대하는 환자와 가족들의 인식 문제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민기자

"청정제주는 남녀노소에 더 없이 좋은 환경"
말기암·전이재발암 전문 암치료 최고 권위자
아프면 서울로만 가려는 제주도민 안타까워
"말기암은 치료 아닌 관리하는 병" 인식 바꿔야

말기 암. 삶이 끝났음을 정의하는 단어일까. '암환자는 암으로 죽지 않는다'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저자는 어떤 생각으로 이 같은 제목을 달았을까.

지난해 문을 연 의료와 휴양시설을 결합한 국내 최초의 메디컬리조트 WE호텔의 최일봉(62) 원장. 말기암과 전이재발암 환자를 전문으로 보는 이 분야 최고 권위자다.

제주한라병원 암센터 탄생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던 그를 최근 WE호텔에서 만났다.

예전과 달리 최근 제주지역 의료 수준이 양적·질적 성장을 했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의료진의 수준은 물론 장비도 많이 보강되면서 도내 병원에선 '암에 걸려도 서울로 갈 필요가 없다'고 외친다.

하지만 많은 제주도민들은 아직도 암에 걸리면 수도권의 더 좋은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들 한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최 원장이 전해주는 의료계의 현실은 충격적이었다. 그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우리가, 우리 가족들이 암에 걸렸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답을 주고 있었다.

"병원에선 암환자가 처음 병원에 왔을 때 돈을 벌죠. 치료비로는 못벌기 때문에 검사비로 많이 버는 거죠. 지금 의료보험체계가 그래요. 약 치료의 원가만 받게 돼 있기 때문에 높은 검사비에서 이익을 보는 거죠. 암환자가 1억원을 냈다면 검사비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병원 이익도 대부분 여기서 발생합니다."

그는 정량제 의료보험법에 맹점을 이용하는 병원들의 실태를 지적했다.

"차량의 엔진을 고치는 비용과 범퍼를 고치는 비용이 똑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하루라는 시간을 들여 엔진을 고칠 바에는 하루에 10개의 범퍼를 고치는게 낫다는 것이 병원들의 생각이죠. 결국 검사비로 그리고 초기 암 등 그나마 쉬운 치료에 병원들이 전념하고, 암이 재발하거나 말기암 등으로 치료가 어려울 때는 병원에서 환자를 버리는 겁니다. 집으로 돌려 보내거나 남은 치료를 지방 병원으로 토스해 버리는 거죠."

특히 최 원장은 말기암을 대하는 환자와 가족들의 인식 문제도 바뀌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말기암은 치료하는 병이 아니라 관리하는 병이에요. 제주에서 말기암 환자 자신이나 가족들이 무조건 서울로 가자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말기암이나 암이 재발한다는 것은 면역력이 약해져서 그런 것인데, 이런 환자를 비행기 태워 보내고 검사한다고 피 뽑고 밥도 못먹고 가족도 없고…. 이런 악 조건에서 버텨낼 수 있는 환자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가 진단한 국내 의료계의 현실과 인식문제 등 아직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그가 제주에 정착해 살며 제주의료계에 몸담고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은퇴를 결심했지만 새롭게 시작된 제주생활. 많은 이들이 이야기 했던 제주환경에 대한 예찬에 최 원장은 자신이 몸소 겪었던, 의학적인 근거를 대며 설명했다.

"제주는 나이든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환경을 갖고 있죠. 젊은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죠. 몇 가지 예를 들까요. 제주에는 겨울이 없다고 생각해요. 눈이 내린 거리를 몸에 힘을 잔득 주고 걷는 일이 없이 몸에 긴장을 주지도 않고, 또 급격한 기온변화가 없어 심혈관 건강에도 좋아요. 특히 서울에 비해 차가 밀리는 일이 없어 스트레스도 없어요. 여기에 공기는 더할나위 없이 깨끗하고, 소나무로 일년 내내 초록색을 본다는 것은 정신건강에 얼마나 좋은 지 모릅니다."

지난해 3월부터 WE호텔 원장을 맡고 제주에 정착한 그는 일 때문에, 지인들 때문에 서울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김포공항까지만 갔다가 공항에서 회의를 하다 제주로 돌아왔고, 지금은 아예 공항에도 가지 않는단다. 그를 매료시킨 제주도의 매력이 그가 진두지휘하는 체류형 의료관광 플랫폼에 어떻게 반영돼 구현될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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