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41)음주와 건강

[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41)음주와 건강
  • 입력 : 2014. 10.17(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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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단축 위험요소…가정·사회문제까지
간경변 환자는 간암발생 위험에 노출
문제성 음주 진단시 의사와 상담 필요
피할 수 없다면 효과적인 음주습관을

최근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꾸준히 증가하면서 80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상태로 지낼 수 있는 건강수명은 70세 정도에 불과하다. 즉 대부분의 한국 노인들은 10년 정도 병치레를 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건강수명을 줄이는 대표적인 위험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과도한 '음주'다. 잦은 술자리, 과도한 음주, 술주정 등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잘못된 음주문화로 인해 한국인의 1인당 음주량은 세계 15위, 아시아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제주 지역의 경우 고위험 음주율은 강원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다. 과도한 음주는 개인적으로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 간암 등 간질환을 유발해 건강수명을 줄일 뿐만 아니라 알코올 중독, 폭력, 음주운전 사고 등 가정문제와 사회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조유경 교수의 도움으로 음주와 건강에 대해 알아본다.

적절한 음주는 급성심근경색 같은 심혈관질환이나 뇌졸중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보고됐으며, 바쁜 일상에서 긴장을 완화시켜주고 대인관계를 원활하게 도와주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건전한 음주란 무엇일까.

우선 적절한 음주량에 대해 알아보자. 알코올 도수나 잔의 크기와 상관 없이 대부분 술은 한 잔에 비슷한 양의 알코올을 포함하고 있다. 양주나 와인 한 잔, 맥주 한 캔에 대략 12g의 알코올이 들어있고 소주 한 잔, 막걸리 한 사발에는 대략 9g의 알코올이 들어있다. 개인의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 간암 등의 간질환을 유발하지 않는 안전한 음주량은 남성의 경우 하루 술 2잔(24g) 이하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체격이 작고, 알코올 분해 능력이 낮아 남성의 절반 정도인 하루 한 잔(12g) 이하가 안전한 음주량에 해당한다. 결론적으로 남성은 일주일에 소주 두 병 정도, 여성은 한 병 정도 마시는 경우 간질환에 대한 위험은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잔만 마셔도 쉽게 얼굴이 붉어지고 두통, 구역,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은 유전적으로 알코올 분해 효소가 취약하기 때문에 가능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B형, C형 간염 등 이미 다른 간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알코올성 간질환에 취약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어떤 원인에 의해서든 이미 간경변을 진단 받은 환자의 경우 소량의 음주도 간암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철저한 금주가 필요하다.

적정량 이상의 술을 지속적으로 마시는 경우 알코올성 간질환이 발생한다. 마신 술의 종류와 상관없이 마신 양과 횟수에 비례해 간질환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평균 하루 소주 반 병 이상 마시는 남성의 90% 이상에서 알코올성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술을 끊으면 대부분 한 달 이내에 회복되지만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는 경우 3명 중 한명에서 알코올성 간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알코올성 간경변이나 간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음주 습관에 문제가 있는지 스스로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는 문항이 있다. (1) 술을 끊어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2) 남이 내가 술 먹는 것에 대해 비난한 적이 있다. (3) 술 마시면 죄의식이 들고 기분이 나쁘다. (4) 술 마신 다음날 해장술을 마신다. 4개의 문항 중 2개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 문제성 음주로 진단할 수 있다. 이 경우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며 가능한 술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다.

피할 수 없는 술자리인 경우에는 가급적 천천히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 공복에 술을 마시지 않고 식사를 먼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복 시 알코올 흡수는 30분 이내이지만 식사 후에는 90분 정도로 늘어나 빠르게 취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양주 등 도수가 높은 술을 맥주와 섞어 마시는 폭탄주인 경우 빠르게 흡수되면서 빨리 취하게 돼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안주 없이 술을 마시는 것보다는 적절한 안주를 같이 먹는 것이 좋다. 비타민 E가 풍부한 땅콩, 아몬드, 호두, 잣 등의 견과류는 과음 시 발생하는 활성화 산소를 중화시켜준다. 타우린이 풍부한 오징어, 새우, 조개 등 해산물은 항산화물질을 항진시켜 간손상을 예방해 줄 수 있다.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한 콩나물, 아스파라거스, 배 등은 혈중 알코올 및 알데하이드를 빨리 제거해 준다. 너무 기름진 안주는 피하고, 단백질 성분이 포함된 안주를 먹는 것이 알코올 해독에 도움이 된다.

조유경 교수는 "만성 음주는 알코올성 간질환을 비롯한 여러 문제를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주이며, 술을 끊겠다는 개인적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가족이나 동료, 의료진의 도움과 협조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도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 형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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