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10시 30분쯤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 80이 넘은 백발의 노인 네분이 지팡이에 의지한 채 들어섰다. 김두전, 김시복, 원장선, 홍재두씨. 광복 이듬해인 1946년 훗날 세계자연유산과 세계지질공원이 된 만장굴을 최초 탐사해 세상에 알린 부종휴와 '꼬마탐험대'(본보 2월 20일자 1·3면)의 주역들이다.
당시 구좌읍 김녕초등학교에 다니던 이들은 담임인 부종휴 선생, 급우 30여명과 함께 짚신과 횃불에 의지한 채 전인미답의 만장굴 답사에 성공해 세상에 알렸다. 꼬마탐험대는 그들의 스승인 부종휴 선생이 지어준 이름. 스승은 이미 1980년 작고했고 꼬마탐험대도 대부분 유명을 달리해 지금은 5명 정도만이 생존해 있을 뿐이다.
꼬마탐험대는 그들의 스승인 부종휴 선생의 기념비조차 없는 현실에 개탄하며 백방으로 기념사업의 필요성을 설파하며 울분을 참아왔다. 그들이 살아있을 때 기념사업의 주춧돌이라도 놓고 싶은 절박함 때문이기도 했다.
제주도의회가 이날 이들 꼬마탐험대를 도민의 방으로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는 이들의 절절한 소리를 듣기 위한 자리였다. '부종휴와 꼬마탐험대 기념사업,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간담회의 주제였다. 간담회에는 네분의 꼬마탐험대와 도의회 강경식·고충홍·김경학·김동욱·부공남(교육의원)·홍경희 의원이 자리를 지켰다. 전문가를 대표해 세계자연유산·한라산연구원 고정군·전용문 박사가 함께했다. 지역 출신으로 육군 소장을 지낸 한철용씨, 주식회사 인하 에이엠티의 신현기 회장도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교육위 소속 홍경희 의원이 주선했으며, 기념사업에 적극 발벗고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