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지킴이]일본 어업현장을 가다

[제주 바다지킴이]일본 어업현장을 가다
  • 입력 : 2014. 11.06(목) 00:00
  • 김치훈기자 ch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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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즈오카현 한 포구에 새벽 조업을 마치고 들어온 어선과 어선에서 내려진 생선들이 자동세척기를 거친후 선별되고 있는 현장.

"어업인 스스로가 바다의 어족자원 보호 앞장서야"
한국수산경영인제주도연합회 日 이타미시·도쿄도 방문
잡은 생선 세척기계로 자동세척… 수작업 제주와 대조
日 지역마다 수산협동조합에서 어업구역 조정해 조업

김창현 회장

4면이 바다인 제주. 토지가 척박했던 제주의 사람들은 바다와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삶을 살아왔다. 어업기술과 기계가 발달하며 마구잡이식 어업과 바다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인해 어장은 황폐화되고 있다. 때문에 바다에 기대어 생업에 종사하는 제주어업인들은 다른지방에서 진출하는 대형선망에 의한 저인망식 선단의 어로행위에 대한 근절을 촉구하고 바다쓰레기 무단투기 행위 등으로부터 어족자원을 보존하기 위한 바다지킴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주바다를 의지해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제주 바다지킴이'들이 해양수산선진국인 일본을 방문해 바다 어족자원 보존 정책 등에 대한 연수를 실시, 일본의 바다 자원보전에 대해 배우는 기회를 가졌다.

도쿄도 츠키지 어시장

어선주와 양식업체 등으로 구성된 한국수산경영인제주도연합회(회장 김창현) 회원 20여명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일본 시즈오카현의 아타미시와 도쿄도 등을 방문했다.

첫번째 일정은 제주와 너무나 흡사한 일본 시즈오카현의 아타미시.

아타미시는 일본 도쿄도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일본 최고의 관광지. 인구가 3만9000여명의 작은 도시다. 하지만 연중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약 283만명. 관광을 주업으로 삼아 절벽위와 산중턱의 호텔이 인상적인 도시다.

일본 나리타 공항을 거쳐 늦은밤 아따미시에 도착한 수산경영인연합회 회원들을 맞아 준 것은 아타미시 시의원인 타카히로 후지마가리 의원과 아타미시 관광건설부 이데노 타케히코 부장, 아타미시 상공회의소 청년부의 나오키 데구치 회장.

환영만찬과 함께 아타미시에 대한 소개를 받은 일행은 새벽 5시 아타미시의 항구에 있는 수산물 위판현장을 찾았다. 새벽 바다에서 잡아올린 고등어 등 수산물을 호텔 등에 공급하기 위해 수산물 세척작업이 한창이었다. 제주와는 달리 기계화된 세척기계를 통해 자동세척된 생선들은 수산주식회사의 젊은 직원들에 의해 쉴틈없이 작업돼 어름포장이 이뤄졌다.

이를 지켜본 제주의 바다지킴이들은 자동화된 시설에 놀라는 눈치. 제주에서는 수십명의 아주머니들이 세척작업에 동원되기 때문.

일본 한 대형매장에 마련된 한국음식 코너.

이날 오전 제주의 바다지킴이들은 아타미시청으로 이동해 아타미시 수산담당공무원과 아타미시 수산업협동조합의 관계자들과 어족자원의 보호를 위한 일본의 정책에 대해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제주의 바다에서는 최신식의 대형장비를 갖추고 온 다른지역 대형선망에 의한 무차별적 어로행위가 발생해 제주 섬을 중심으로 한 대륙붕에 산란되어 자라는 치어들이 저인망에 걸려 어족자원의 황폐화가 진행되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수산경영인제주도연합회 등 제주의 수산인들은 정부 등에 건의를 통해 대형선망에 대한 제주 바다 침범 등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요구해 제도가 마련되고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

김창현 회장은 "제주에서는 연근해 조업을 통해 제주의 어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 침범해 온 대형선망들이 작은 물고기들까지 마구잡이로 잡아 어족자원들이 고갈되는 등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단속 등 규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않고 있는데, 일본의 상황이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일본은 달랐다. 아타미시 수산업협동조합의 관계자는 "지역마다 수산협동조합에 의한 어업구역이 조정되고, 일단 조정된 어업구역을 벗어나거나 침범해 조업을 하는 사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해진 규칙을 어기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수산경영인제주도연합회의 한 회원은 "결국 제주에서 자란 물고기가 다른 지역의 어족자원이 되고, 제주의 바다 혹은 다른 지방의 바다가 풍요로워야 결국 모든 어업인들에게 풍어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간단한 원리를 알아야 할 것 같다"며 "어업인들 스스로 바다의 어족자원에 대한 보호를 위해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타미시의 방문을 마친 회원들은 도쿄도 츠키지 어시장을 방문해 일본의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어종 등을 파악하고, 한국수산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 회원이 참여해 일본 대형매장에서 진행된 '한국음식전'에도 참석해 일본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파악했다.

김창현 회장은 "일본의 바다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연수였다"며 "제주의 어업인들도 스스로 풍요로움을 안겨다 줄 수 있는 바다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연수의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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