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43)2014년 에볼라 아웃브레이크

[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43)2014년 에볼라 아웃브레이크
  • 입력 : 2014. 11.07(금) 00:00
  •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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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에볼라 대응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의료진이 에볼라 대응 개인보호장구 착용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치료경험 국가와 협조·공조로 불안감 해소를
말라리아 증상과 유사 초기 구분 어려워

발병·주변국서 입국 고열환자 감염 의심

1995년에 개봉된 영화 '아웃브레이크(OUTBREAK=더스틴 호프만, 모건 프리만 주연)'는 에볼라 바이러스를 다룬 영화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프리카 산 원숭이가 불법적 경로로 미국 본토로 들어 온 후 미 전역에 걸쳐 에볼라 출열혈이 창궐해 국가적 위기를 맞이한 미국이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였다.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학과 미생물학과교실 이근화 교수의 도움으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알아본다. 이 교수는 세계보건기구 서아태평양지부 감염병 감시 및 대응부서에서 연수 중이다.

#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현재 전세계 8개 국가(기니아, 리베리아, 시에라 리온, 나이지리아, 세네갈, 스페인, 미국, 말리)에서 총 1만3703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그 중 4922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2014년 10월 29일 발행 세계보건기구 에볼라 대응 로드맵 상황 보고서 업데이트.

특히 최초 발병 국가인 기니아와 인접한 시에라 리온 및 리베리아 3개국에 피해자가 집중돼 있다.

에볼라 출열혈은 1976년 남수단 및 콩고, DRC(이전에는 자이르라고 불림)에서 처음 창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의 바이러스 이름 역시 최초 발생 국가인 콩고부근의 에볼라강 (Ebola River)에서 유래됐다.

에볼라 출열혈은 인수(人獸)공통 감염병으로, 보유 동물에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인체에 전파 및 감염돼 심각한 바이러스 출열혈을 일으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체 감염의 경우 사냥꾼이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동안 바이러스 보유 동물 또는 중간 숙주 동물과 접촉해 감염자가 된 후 마을로 돌아와 다른 사람에게로 2차 감염을 일으키는 것이 전형적 경로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열, 구토, 설사와 같은 초기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최장 21일(평균 8일에서 10일)의 잠복기를 거치는데, 초기 증상이 나타나기 전 잠복기에는 감염자에서 다른 사람으로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사람간 감염이 일어나는 데에는 대표적으로 두 가지 경로가 있다고 한다. 에볼라 출열혈의 초기 증상인 열, 구토, 설사, 근육통 등이 있는 환자가 적절한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의료인과 직접 접촉하면서 바이러스가 의료인에게 전파되는 경우가 있다. 또 에볼라 출열혈로 사망한 환자의 장례식 준비절차 혹은 장례식 참석 중 사자(死者)에서 유래한 체액과 직접 접촉한 사람들에 전파돼 감염을 일으키는 것이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이 질병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것은 죽은 사람을 1주일 정도 집에 모셔두고 망자의 영혼을 기리는 장례풍습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역학조사 결과 2013년 12월 기니아에서 첫 환자인 2세 남아의 에볼라 바이러스가 가족들에게 전파 및 감염됐고, 이로 인해 사망한 할머니 장례식에 참석한 할머니의 동생에게 다시 전파됐다. 그 후 할머니의 동생이 치료 차 병원을 방문했을 때 진료를 담당했던 의사에게로 감염이 된 것이 이번 '에볼라 아웃브레이크'의 시작으로 알려져 있다.

# 에볼라 출열혈은 말라리아와 증상이 유사해 초기 단계에 증상만으로는 구분이 힘든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의료기관의 경우 고열을 동반하는 환자에 대해서는 반드시 환자의 여행기록을 확인해야 하고, 항공기나 공항 등에서는 승객이 서아프리카 발병국가 및 주변국에서 입국하면서 고열을 동반할 경우에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승객에 대해 에볼라 증상 유무에 대한 건강질문서, 여행국 작성 및 고열승객을 감지할 수 있는 국경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 18일 국경 없는 의사회가 국제기구(NGO)로서는 맨 처음 에볼라 출열혈 집단 발생지역인 서아프리카에 의료진을 파견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 3월 전세계에 에볼라 아웃브레이크를 공지했으며, 8월 8일 국제 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그리고 9월에 UN 차원의 에볼라 대응팀이 구성돼 인력을 발생국가에 파견하는 등 에볼라 아웃브레이크를 종식시키기 위한 국제적인 협력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개별 국가 차원에서도 물적·인적 지원을 하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은 의료팀 뿐만 아니라 군을 발병 국가에 파병해 확산을 막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시켰다. 중국 및 일본의 경우도 상당 수준의 물자 지원과 의료인, 역학조사관, 실험실요원 파견 등 인적 지원을 이미 시작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의료진 파견에 대해 국내 의료계에서도 우리나라가 국제사회를 이끄는 일원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이고, 여러 우려에 대해 철저히 대비를 한다면 위험이 현실화 되지 않게 할 방법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2014년 에볼라 환자에 대해 성공적 치료 경험이 있는 미국, 독일 정부와의 협조 및 공조로 만일의 사태 발생에 철저한 대비를 통해 국민들의 불안감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의료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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