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 모두가 다닐 수 있는

[편집국 25시] 모두가 다닐 수 있는
  • 입력 : 2014. 11.11(화) 00:00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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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이 제주시 도심지역 공중화장실의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공중화장실 91곳 중 38곳에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화장실 53곳 중 절반 가량이 남녀 구분이 따로 돼 있지 않았다. 더욱이 이 가운데 5곳은 폐쇄되거나 아예 청소도구함 등을 위한 창고로 사용되고 있는 등 실제로 이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득 지난 8월 제주장애인인권포럼과 함께 했던 동행 취재가 떠오른다. 신축건물이 많이 들어선 연동 신시가지 일대 금융기관 6곳을 돌며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접근권이 얼마나 보장되고 있는지를 점검했었다. 대부분 은행 입구에는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경사로가 설치돼 있지만 경사도가 심하거나 폭이 좁는 등 휠체어가 다니기 힘든 구조였다. 취재가 끝날 즈음 포럼 관계자의 입에서 나왔던 말이 아직도 머리 속에 생생히 남아있다. "장애인만을 위한 배려가 아닌 모두가 다닐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해요. 제주에 유니버설디자인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장애 유무나 나이, 성별, 국적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도에서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는 등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6·4지방선거 후보시절 무장애 도시(제주유니버설 디자인) 조성을 공약한 바 있다. 시범적으로 유니버설디자인 정비사업을 시행하고 제주 유니버설 디자인 5개년 계획을 수립해 무장애 도시를 이행하겠다고 했지만 제자리걸음인 듯하다. 이보다 앞서 제주에 맞는 유니버설디자인 기틀 마련을 위해 목소리를 내온 제주의 장애인단체들은 이에 대한 공론화가 본격화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박소정 사회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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