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제주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져볼 때가 있다. 사회적 폐쇄성, 공공과 민간의 불균형, 미래 인재의 부족,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 적은 인구라는 경제적 한계 등 다양한 문제들이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는 '문제를 대하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필자가 2003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제주 이전을 담당할 때 이야기이다. Daum의 실무진과 제주도청과의 첫 만남에는 10여명의 공무원이 참여했다. 제주도의 투자유치 담당 부서, 정보통신(IT) 관련 부서뿐만 아니라 제주시, 북제주군 공무원 등이었다. Daum 실무진의 질문에 공무원들은 서로 다른 견해들을 쏟아냈다. 불확실하고 애매모호한 답변 속에서 기업이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각종 부서의 의견을 취합하고, 제주도의 입장을 정리할 수 있는 담당 공무원 지정을 요청했다. 국내 최대 인터넷 회사의 제주 이전이었고, Daum은 제주 이전에 적극적이었다. 성공가능성이 높고,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필자는 모두가 담당자를 자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다음번 만남에서 대부분은 자신이 담당자가 될 수 없는 이유들을 앞 다퉈 이야기했다.
엄밀하게 말해서, 당시에 기업 이전을 담당하는 부서가 없었다. 당시 모든 투자는 관광 산업과 관련된 투자들이었고, 투자 유치 업무는 관광지 인허가와 관련되어 있었다. 첨단 산업 기업이 직원들과 함께 본사를 이전하는 것은 새로운 문제였다. 산업단지 구축, 업무시설 건립 지원, 직원들의 이주정착, 인재 공급, 기업 이전 지원 조례 제정 등 새로운 일들이 많았다. 새로운 문제이기에 업무 분장이 모호했고, 손쉽게 회피할 수 있었다. 만약 모두가 이 문제를 회피했다면 Daum의 제주 이전,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의 성공, 넥슨 그룹 등 새로운 기업 이전은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다행이 한 공무원이 고심 끝에 담당자를 자원했고, 기업 이전하면 제주를 떠올리는 시대가 되었다.
새로운 문제란 아직 해결책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많은 시도와 노력을 해야 한다. 한마디로 문제 해결은 힘든 일이다. 더욱이 아직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도 높다. 성공에 대한 인정은 박하고, 실패에 대한 책임은 무겁다. 어렵고, 실패할 수 있고, 그에 대한 책임까지 져야 한다. 개개인의 선택은 문제를 회피하거나 덮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문제를 꺼내어 해결책을 찾기보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문제를 적당히 덮어주는 것을 오히려 공동체 의식이라 생각한다.
구 제주대학교병원 문제와 원도심 공동화 문제를 보면, 제주 사회가 문제를 바라보는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0년 전에 병원 이전이 결정되었고, 5년 전에 병원 이전은 현실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 주체도 해결 방향도 불명확하다. 강정 문제, 중국 자본 문제, 개발과 보전의 문제 등 많은 문제들이 해결에 대한 제대로 된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
발전하는 사회는 문제가 없는 사회가 아니다. 오히려 문제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변화는 항상 새로운 문제와 기회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문제 해결 능력이며, 문제 해결 능력은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서 가늠할 수 있다. 발전을 하려면 문제 회피 사회에서 벗어나야 한다. 문제를 발굴하고, 제기하며,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 해결을 시도하는 것을 즐기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우선 태도가 변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래야 문제 해결형 인재 육성, 문제 해결을 촉진하는 문화, 문제 해결 시스템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현 NXC 대외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