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포커스]체전 의미 퇴색 반칙 근절 계기되나

[월요 포커스]체전 의미 퇴색 반칙 근절 계기되나
전국체전 승마경기장 변경 결국 소송으로
제주도, 개최무산 5억여원 손해배상 청구소송 제기
페어플레이 지키지 못한 대한체육회 역할 '도마 위'
  • 입력 : 2015. 02.16(월)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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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 대비해 제주대학교 부지에 60억원을 투입해 신축한 승마경기장. 강희만기자

말(馬)의 고장 제주에서 말을 탄 사람과 말이 서로 혼연일체가 돼 펼쳐지는 승마경기와 관련 말(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승마협회를 상대로 제95회 전국체육대회(10월28일~11월3일)의 승마경기 제주 개최가 무산된 데 대한 5억여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지난 2일 제기했다.

제주자치도는 제주지방법원에 제기한 소장에서 대한체육회가 전국체전 규정 제45조 제1항과 전국체전 개최 협약서 제3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들 규약과 협약서의 주요 내용은 '경기장을 배정함에 개최 시·도 내 체육시설을 최대한 배정해야 하며 부득이 개최 시·도 이외 타 시·도 시설을 사용하고자 할 경우 대회 개최 3개월 전까지 해당 시·도 체육시설관리 주체와 협의한다'는 것이다.

▶승마경기 개최장소 변경=대한승마협회가 제주에서 승마대회를 개최하지 않은 이유는 승마경기장 시설 미흡이다. 게다가 일부 선수들도 경기장 시설 미흡과 마필운송 문제 등을 이유로 승마협회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선수협의회는 배편으로 말을 수송하는데 있어 여러 문제점을 거론하며 내륙개최를 요청했다. 이후 대한승마협회는 현장점검을 통해 대한체육회에 시설미비로 개최여부가 불투명해 개최지를 변경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대한체육회는 안전사유로 공승인 문제가 있어 개최가 불가하다는 대한승마협회의 의견에 따라 승마경기장 승인불가를 통보하기에 이르렀다.

▶경기장 미비 및 마필운송 문제=제주도는 2012년부터 60억2500만원원을 투입해 제주대 내 6만6821㎡ 부지에 국제공인 규격의 실외 주경기장, 연습 마장, 마방 등을 갖춘 승마경기장을 신축했다. 승마선수협의회와 대한승마협회는 경기장 배수와 마방 등의 시설미흡을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경기장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다. 인천 드림파크보다 시설면에서 다소 떨어지더라도 실제로 경기를 치르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게 중론이다. 배편으로 마필을 운송하는데에 있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더구나 일부선수들도 국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배편으로 출전하는가 하면 해외선수들 역시 특별한 문제를 삼지 않고 있어 선수협의회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향후 전망=충분한 협의와 변경절차에 의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회 개최 3일전 일방결정에 의한 경기장 변경은 부당하다는게 제주도의 입장이다. 게다가 개최지의 경제적 손실과 이미지 훼손에 대해 이를 결정한 대회 주최측과 이를 요청한 대한승마협회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고 개최지에 대한 사과와 함께 손실과 이미지 훼손에 대한 보상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체육계 안팎에서는 "전국체전 개최의 목적 중 하나는 지역의 체육 활동 활성화를 위해 지역에 경기장을 만드는 것"이라며 "더구나 대한체육회가 가맹경기단체의 의견만 듣고 섣불리 개최장소를 변경한 것은 명백한 반칙행위"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룰을 지키지 않는 경기장 결정과 전국체전 개최에 따른 대한체육회의 역할이 도마에 오르면서 어떤 식으로 귀결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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