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路 떠나다]제5회 서귀포봄맞이축제

[길 路 떠나다]제5회 서귀포봄맞이축제
복사꽃 피는 날 '몸국' 한그릇 맛볼까요
  • 입력 : 2015. 03.13(금) 00:00
  •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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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회째를 맞는 서귀포봄맞이축제가 '복사꽃이 돗국물에 빠진 날'이라는 주제로 이달 20~21일 이틀동안 서귀포시 이중섭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사진=한라일보 DB

이중섭공원 일대서 20~21일 이틀간
참가자엔 봄꽃나무 무료 나눔행사

명맥 끊긴 '남극노인성제' 봉행도

'육지'에서는 겨울 기운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대한민국 최남단' 서귀포시는 이미 봄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환하게 피어난 매화, 돌담을 끼고 노란 물감을 뿌리 듯 번지는 유채꽃, 조금만 더 있으면 화사한 벚꽃들도 앞다퉈 피어날 예정이다.

이처럼 화려하게 피어난 봄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은 생각만으로도 사람을 들뜨게 한다. 겨울동안 무채색 풍경에 지친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이 바로 봄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3월 나들이는 단연 꽃구경이 우선이다. 서귀포시는 지금 봄꽃이 가장 많이 피어난 곳이다. 마침 그 곳에서 열리는 '서귀포봄맞이축제'에 여러분을 초대할까 한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서귀포봄맞이축제가 이달 20~21일 이틀동안 서귀포시 이중섭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이번 축제는 '복사꽃이 돗국물에 빠진 날'이라는 주제를 붙였다. 봄에 피어나는 복사꽃이 '몸국'을 끓이는 가마솥 돼지국물에 떨어지는 잔칫날을 상징해서 만든 이름이다.

2013년 열렸던 제3회 서귀포봄맞이축제.

서귀포봄맞이축제는 제주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신명나는 잔치다. 남극노인성제 봉행, 화전놀이 재현, 봄꽃나눔 등 다양한 제주의 봄맞이 모습을 볼수 있다.

축제 첫날인 20일에는 오후 4시부터 고려·조선시대 국가제사로 지내다가 사라진 '남극노인성제'를 재조명하고 지속가능한 문화유산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남극노인성제 재조명과 계승 전문가포럼'이 정방동 주민센터에서 열린다.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남극노인성은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서귀포지역에서만 관측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중섭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100여년전 당시 제주의 민간제사 방식에 맞춰 남극노인성제를 엄숙히 봉행한다. 올해로 세번째 선보이는 남극노인성제는 노인성이 가장 잘 보이는 서귀포지역의 장소성과 역사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기 위한 취지로 시행되고 있다. 첫날 봄맞이축제는 제주어로 노래하는 가수 양정원의 축하공연으로 막을 내린다.

축제 이튿날에는 제주사람들이 큰일을 치를 때 마을사람들에게 대접했던 제주 몸국과 돼지고기반을 서로 나눠먹는 제주전통음식 먹거리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이와 함께 400여년 동안 제주 정의현(서귀포시 성읍 일대 지역)에서 이어지다가 조선 말엽 명맥이 끊긴 '정소암 화전놀이'의 정신을 계승하고 옛 제주사람들이 살아온 삶의 문화와 미풍양속을 되새기는 진달래꽃 화전음식 재현 행사가 진행된다.

또한 피난시절 서귀포에 머무는 등 제주와 인연이 깊은 '한국 근대 서양화의 거장' 이중섭 화가를 기리는 서귀포 은지화 그림그리기 대회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치러진다. 이밖에도 길트기, 사물놀이 등 문화공연과 함께 기아와 빈곤에 처한 전 세계의 어린이를 돕기 위한 유니세프 홍보 활동과 성금모금 이벤트가 뜻깊게 펼쳐진다.

지난 대회부터 축제의 꽃으로 정착돼 참가자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봄꽃나무 나눔행사는 '곱닥한('아름다운'의 제주어) 서귀포의 봄을' 이란 주제로 마련된다. 행사에서는 희귀 화목과 과수묘 20여종 2000주를 축제 참가자에게 무료로 나눠줄 예정이다.

이석창 서귀포봄맞이축제조직위원장은 "이번 축제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이 오고 꽃이 피는 서귀포지역만의 차별성과 상징성을 알리겠다"며 "전통문화를 통한 선인들의 지혜로운 삶을 알리고 유니세프 홍보, 성금모금 등의 행사로 축제를 찾는 사람들과 함께 나눔과 미덕의 아름다운 정신을 공유하는 소중한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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