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원희룡 도지사의 이미지 행정

[편집국 25시]원희룡 도지사의 이미지 행정
  • 입력 : 2015. 04.02(목)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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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청 홈페이지에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약력과 치적, 공약 등을 홍보하는 코너가 있다. 특히 눈여겨볼 만한 내용은 각 공약 사업별 이행 현황을 표로 보여주는 '공약 사업별 이행도'이다. 이 표는 각 공약의 이행단계를 일부 추진-정상 추진-완료-이행 후 계속 추진-보류·기타의 다섯 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사실상 공약이 완료되기까지의 단계는 일부 추진과 정상 추진, 완료의 세 단계로 나누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 표는 114개의 공약 중 109개가 정상 추진 중인 것으로 홍보하고 있다. 나머지 5개도 일부 추진으로 표시돼 있으므로 사실상 전체 공약 중 96%가 도지사의 4년 임기 중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단한 도지사이고 또 그만큼 대단한 제주도정이다. 과연 그럴까?

이 표는 관광 분야의 공약으로 10개의 세부과제를 제시하고, 이 과제 모두가 정상 추진 중인 것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표가 알려주는 대로 과제별 예산확보 현황을 확인해봤더니 전혀 다른 결과가 드러났다. 10개 과제 중 예산이 필요 없는 제도 개선 과제를 제외한 9개 중 당초 계획대로 예산이 온전히 확보된 과제는 6개뿐이다. 더구나 이 6개에는 공항 인프라 확충과 제주항 크루즈터미널 건립 등 도지사 공약과 무관하게 국가기관이 국비로 이미 진행하거나 전임 도정부터 시행 중인 계속 사업도 포함됐다.

도청 홈페이지의 원희룡 도지사 홍보 코너는 원 지사가 걸어온 길과 삶, 업적 등을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다. 낯 뜨거운 자랑으로 도배한 '아내가 본 남편'이나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통해 한나라당의 희망이자 미래의 상징으로 주목받았다는 자화자찬식의 '대권도전 선언' 등의 내용까지 포함시키고 있다. 이미지 정치와 행정으로 제주도민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도지사와 도정을 주목한다. <표성준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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