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13)충치균이 혈관 타고 심장병 유발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13)충치균이 혈관 타고 심장병 유발
  • 입력 : 2015. 04.10(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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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판막술을 받은 환자나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서 치과 치료를 하다가 출혈이 심한 경우 구강내 세균이 피를 타고 시술받은 부위에 심내막염이나 2차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치과 감세훈 교수가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잇몸에 피가 많이 나는 경우도 조심
칫솔질 유의 속 치과 위생관리 필요
심장병 환자는 주기적 치과 검진을

우리 입속에는 대장균·포도상구균·녹농균·뮤탄스균 등 수많은 세균이 서식하고 있다. 이 가운데 뮤탄스균(streptococcus mutans)은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이다. 그런데 이런 입속 세균이 구강질환만 초래하는 게 아니다. 심장병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었다. 제주대학교병원 치과 감세훈 교수의 협조로 충치균이 심장병과 연관이 있는 것에 대해 알아본다.

보통 심장 판막술을 받은 환자들이나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서 치과 치료를 하다가 출혈이 심한 경우 구강내 세균이 피를 타고 시술받은 부위에 심내막염(endocarditis)이나 2차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의사들은 치과 치료를 하기 전에 심장 시술을 받은 적이 있거나 근래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지 꼭 확인을 하고 진료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리고 많은 환자들이나 의료진도 이를 확인한 후에야 필요하면 심내막염이나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예방적 항생제 처치를 통해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심내막염은 세균이나 곰팡이 같은 미생물이 심장의 내막에 균체를 형성해 염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일컫는다.

하지만 충치를 일으키는 세균(뮤탄스균)에 대한 연구에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타났다. 구강내 세균들이 실제로 혈행을 따라서 심장 조직에 침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심내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기존의 연구에 덧붙여 입안에 발생한 충치균이 심장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 로체스터 대학 메디컬 센터 연구팀은 입안 충치균이 심장까지 침투해 심장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 저널 '감염과 면역(Infection and Immunity)'에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 나가노 등 일본 연구진도 '임상 미생물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microbioloigy)에 구강내의 특정한 충치세균이 심장 조직내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을 보고하기도 했다.

이같은 연구에 따르면 입속 세균 중 심장병의 원인이 되는 충치균은 '뮤탄스균'으로 불리는 박테리아로, 이는 탄수화물을 이용해 대사를 하고, 그 대사산물로 산성물질을 내놓아 산성도를 더 높여 치아를 덮고 있는 법랑질(enamel, 에나멜), 상아질(dentin, 덴틴)을 녹이고 치아우식증을 일으키는 세균이다. 이 균은 잇몸 질환 등으로 입안에 상처가 났을 때 상처를 통해 혈관으로 흘러들어 가기도 하는 것으로 연구결과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치주치료나 발치 같은 치과치료시 문제가 될 수 있었으나 이외에도 일상적인 칫솔질, 치실 사용, 이쑤시개 사용 등에 있어 잇몸에 피가 많이 나는 경우에 주의해야 한다.

뮤탄스균은 심장에 들러붙어서도 번식하는 강력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심내막염(endocarditis) 등 세균성 심장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연구에 따르면 뮤탄스균이 심장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CNM'이라고 알려진 콜라겐-결합 단백질(collagen-binding protein) 때문에 심장조직에 쉽게 흡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뮤탄스균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특히 CNM 콜라겐-결합 단백질의 도움을 받는 세균들이 주로 심장 조직에 자주 침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충치균 전체가 심장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강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더불어 치아우식증이나 치주 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전문의들은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전신질환으로 어려움을 오래 겪은 환자들일수록 구강 건강을 소홀히 하기 쉽다. 따라서 치아우식증을 일으키는 뮤탄스균을 예방 또는 활성도를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칫솔질에 유의해야 하며, 주기적인 치과 위생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게다가 이미 발생된 치아우식증이나 치주질환의 치료보다는 이를 예방하는 관점에서의 치료 접근이 있어야 한다.

특히 심장판막시술 등 심장질환 치료나 관절염 등으로 인공관절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은 치료전에 구강위생 관리를 위해 주치의(내과, 정형외과)들과 상의해 치과검진과 예방치료 및 치아우식증, 치주질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더불어 이쑤시개를 사용할 때는 보다 주의가 필요하며, 구강위생관리를 위해 이쑤시개보다는 치간칫솔질이나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뮤탄스균의 침투를 효율적으로 막으려면 치아우식증 예방을 위한 불소 도포나 치주질환 예방차원의 치석제거 등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이 상책이다.

감세훈 교수는 "심장병을 가진 사람은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3∼6개월마다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검진 받을 때는 치과의사에게 자신이 가진 심장병의 종류와 복용하는 약 등을 상세히 설명해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해야 하며, 치과치료 전 주치의(내과,정형외과)에게 치과치료에 대한 평가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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