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독서대담-책과 함께 커가는 제주]'청춘의 인문학'

[창간특집/독서대담-책과 함께 커가는 제주]'청춘의 인문학'
"인생길 미로 속 내비게이션 같은 책이죠"
  • 입력 : 2015. 04.22(수) 00:00
  • 정리=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스스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인문학 공부법'의 저자가 자기답게 살기 위해 철학, 문학, 역사, 신화를 재미있게 엮어 인문학에 한 걸음 다가가게 한다.

○…한라일보와 서귀포시민 책읽기위원회(위원장 이경주)는 제주사회의 건전한 독서문화형성을 위해 독서대담 기획코너를 마련했다. 누구나 함께 읽고 소통하며 이를 소재로 담론을 펼치기를 바라는 뜻에서 매달 독자와의 대담을 싣는다.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듯 이번 기획이 독서마중물이 되기를 소망하며 책읽기 운동이 제주 전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2015 서귀포시민의 책'을 중심으로 독서대담을 진행하며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희망신청은 서귀포시민 책읽기위원회 문환이 위원(010-2246-7622)에게 하면 된다.…○

<이경주, 이하 '이'> 이번 독서대담에 책으로 자신의 삶을 열어가는 양묘연님을 모셨다. 앎에 대한 목마름으로 독서와 토론으로 행복을 채워가는 분이다.

오늘 이 대담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기소개 겸 학창시절의 꿈, 현재 모습 등 마음의 거울에 비친 자화상에 대해 한 말씀해 주세요.

<양묘연, 이하 '양'> 학창시절의 꿈이요? 훨훨 날고 싶었지요. 여러 곳을 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출입국관리직 공무원 준비도 했었어요. 아마 자유로움을 원했었나 봐요. 지금은 두 아들을 둔 엄마지만 학생들 논술지도도 하고 여러 회원들과 만나서 자기계발도 하고 있으니 그 자유로움은 아직도 유효한 듯합니다. 지식이나 마음의 그릇이 좁으면 한계가 생기니 부끄럽습니다. 제 좁은 소견으론 해결책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독서의 절실함이 대담에 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결국 책이네요. 그러면 책 이야기로 들어 갈까요? 주변을 보면 '독서는 하면 좋고 안 해도 그만'인 정도로 책읽는 일이 절실하지 않는 듯합니다. 어떻게 보세요?

▶양=역습이랄까요? 대부분의 젊은 층에서는 스마트폰에 밀리고 학생들은 교과공부에 밀려 독서를 못하고 성인들로부터는 외면당하는 신세가 책이 아닌가 싶어요. 사실 아이들을 키워보면 다양한 경험을 하게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느껴요. 그러나 한계가 있잖아요? 그래서 대안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간접경험에는 책만 한 게 없어요. 우리 사회에서 책의 가치나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게 하느냐가 우선 아닐까요? 독서가 절실해지도록 책을 고프게 하는 일 말입니다. 색다른 자극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참 좋은 지적입니다. '청춘의 인문학'은 어떻게 읽으셨나요? 대학생 대상 강의를 그대로 채록하여 엮은 책인데요.

▶양=마치 제가 대학 강의실에 들어간 듯 착각할 정도로 책에 빠지고 말았어요(웃음). 문학과 역사 등 10개의 주제로 엮어놓았는데 특히 어려운 철학개념들을 사례 중심의 강의형식으로 풀어 써서 그런지 편하게 읽었습니다.

▶이=인문학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양=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잘 살고 싶죠. 그래서 '돈만 있으면' 하는 생각에 돈이 삶의 중심이 되어버린 느낌이에요. 사실 돈이 우리 삶을 좌지우지해 왔지요. 그러나 우리의 삶에 돈은 필요하지만 행복의 충분조건은 아님을 강조합니다. 잘 산다는 의미를 재해석하기 시작한 거죠. 삶의 지혜를 주는 게 곧 인문학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저자는 '행복을 위한 인문학'을 강조합니다.

▶이=저자는 역사를 왜 알아야 할까라는 화두를 던집니다. 왜 알아야 할까요?

▶양=역사란 인간 삶의 흐름이죠. 흐름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어요. 그 원인을 잘 파악한다면 지금 우리 삶의 문제를 극복할 방법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자기답게 살려면 먼저 자기가 어떤 존재인지를 알아야 하기에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고, 역사의식을 지난날에 대한 책임이요, 그 시작은 자기 성찰과 반성이라고 강조합니다. 인문학의 중심은 문학과 역사와 철학을 통섭하는 학문입니다. 더욱이 역사는 인류의 삶을 비추어보는 거울이죠. 역사를 알아야 시행착오를 줄이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역사공부는 필수라 생각해요.

▶이=신화도 인문학의 주된 영역입니다. 현대인들에게 신화란 무엇이며 신화에서 무엇을 읽어낼 수 있을까요?

▶양=신화는 인간들이 만들어낸 신들의 이야기이니까 어찌 보면 황당하지요. 그러나 신화를 단지 미신이나 허망한 이야기가 아닌, 문화적 자산으로 보는 겁니다. 신화는 당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힘도 얻었을 겁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서양 문화예술과 인류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점은 대단하다고 봅니다. 특히 제주신화! 우리 제주는 신들의 고향이라 할 만큼 제주문화 콘텐츠로 개발할 여지가 크다고 하니 얼마나 희망적인 일입니까?

▶이=제 5강 '자기 삶의 주체로 살아가기'가 눈에 띄는데요. 이와 관련한 과제들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양=사람들은 지나친 욕망 때문에 고민하고 좌절하고 헛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예를 들어 돈이란 생활수단임에도 지나친 돈욕심 때문에 자기 삶이 망가지는 것을 저자는 한탄합니다. 돈 뿐만 아니라 진실로 추구하고 싶은 걸 추구하는 게 진정한 삶이라는 거예요. 결국 인문학적 통찰을 강조하는 겁니다. '욕심이 아닌 비전을 가져라', 삶의 비전을 설정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그리되면 삶의 주인이 되어 남들이 요구하는 삶이 아닌 자신의 인생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저자는 특히 생산적인 독서를 강조합니다. 어떻습니까?

▶양=서귀포 예술의전당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최재천 교수께서 취미독서가 아닌 계획독서를 주문하더라고요. 책은 생각이나 아이디어의 보물창고이니 보물 찾는 식으로 치열하게 읽을 것을 주문하셨는데 공감했습니다. 이 책의 안상헌 저자도 질문하면서 읽고 기록하고 응용하는, 살아있는 지식을 위한 심층독서를 강조합니다. 독서방법과 습관을 고치려고 합니다

▶이=왜 문학은 시대를 관통하는 힘을 갖는 것일까요?

▶양=문학은 인간의 사상·감정을 표현하는 최고의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문학의 상징을 표현하고 읽어낸다는 건 가슴 뛰는 일입니다. 문학은 시공을 넘어 삶의 의미를 일깨워주는 인류 멘토라고나 할까요? 문학이 인류 문화발전에 끼친 영향은 다 헤아릴 수 없지요. 특히 고전문학은 시대를 관통하여 힘을 지닌, 그래서 언제나 빛나는 것일 겁니다.

▶이= 이 책을 이웃에게 권한다면 어떤 사람들에게 어떻게, 읽으라고 조언해주고 싶나요?

▶양=대학생들을 위한 지상강의지만 중학생이 읽기에도 충분할 것 같아요. 저처럼 속 좁은 사람에게도 생각의 문을 열어주어서 좋고 자신을 돌아보지도 않고 무작정 살아가는 사람, 인생길 미로에서 헤매는 사람, 모든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세상을 열어갈 청소년, 젊은이들의 필독서로 추천합니다.

▶이=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떠오르는 느낌은 어떠했나요?

▶양=삶의 내비게이션, 인생 미로를 안내받은 느낌이랄까. 새로운 무엇이 차오르는 것 같아요. 삶의 주인이 되라는 문장이 떠오릅니다.

▶이=오늘 책이야기를 하다 보니 제 마음도 청춘에 물들었습니다. 깊이 있는 말씀 감사드립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10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