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시선으로 제주를 말하다

세계인의 시선으로 제주를 말하다
허영선의 '탐라에 매혹된 세계인의 제주 오디세이'
  • 입력 : 2015. 06.26(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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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문화·사람·상처에 매혹된 사람들로 나눠 구성


제주출신 '시인' 허영선. 시인이지만 '기자 출신'인 그를 만나면 항상 그는 뭔가를 취재 중이다. 그의 취재는 늘 사람을 향해 있다. 그가 만난 이들의 이야기는 때론 시로, 문화평론으로, 역사서로, 구술집으로 탄생한다.

그가 최근 '탐라에 매혹된 세계인의 제주 오디세이'를 펴냈다. 그가 만난 이들이 제주섬을 향해 건넨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누군가의 가슴에 별빛처럼 기억될 수 있도록 정리한 것이다. 25인의 시선은 제주의 진정한 매혹이 어디에 있는지 말한다. 섬의 독특한 자연과 역사, 문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를. 그래서 한반도의 마지막 보루같은 이 섬을 어떻게 우리가 가꾸고 껴안고 가야 제주의 가치를 미래에 남길 수 있을지 말한다.

이들은 모두들 열린 마음의 보루 같은 섬으로 제주를 느끼는 사람들이다. 어떤 인연이 닿아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삶의 철학과 응축된 시선은 짧지만 강렬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찬사와 함께 오래 제주도가 품어야할 경고와 제언들이다.

제주의 '거죽'보다 제주를 지탱해준 뼈와 제주사람들의 깊은 정을 지켜내야할 가치로 함축했다. 무엇보다 그들은 제주가 인간의 섬, 평화와 인권의 공간으로 남기를 바랐다.

1장 '제주의 자연에 매혹된 사람들'은 유독 자연을 사랑하고, 그 속에서 제주도의 뜨거운 내성을 깊고 깊은 성찰로 끌어올린 이들의 이야기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르 클레지오, 프랑스 시인 카티 라팽, 하와이 도시·환경계획 전문가 이덕희 등이 그들이다.

2장 '제주의 문화에 매료된 사람들'은 제주 섬이 가진 특별한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재일동포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양방언, 세계 건축의 거장 고(故) 리카르도 레고레타, 일본 문학평론가 오무라 마스오, 독일 출신 한국학 학자 베르너 사세, 전 주제주 일본국총영사 요덴 유키오의 끝없는 제주 사랑이 여기에 담겨 있다.

3장 '제주의 사람에 빠져든 사람들'에서는 제주 사람들과 가슴으로 닿아 있는 이들의 이야기다. 평생 제주에 헌신하는 삶을 살고 있는 아일랜드의 성자 맥글린치 신부, 재일 제주인 생활사 연구자 이지치 노리코, 프랑스 출신 배우 겸 감독 안나 주글라, 재중 해녀 출신 김순덕과 무용가 진향란 모녀, 베트남 여성 종군작가 레 민 퀘, 일본의 작가이자 석학이며 세계적 평화운동가 고(故) 오다 마코토와 수묵화가 현순혜 부부가 그들이다.

4장은 '제주의 고통과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중국의 세계적 작가 위화, 베트남의 국민 시인 고(故) 찜 짱과 탄 타오, 난징대학살기념관장 주청산, 일본의 '한라산회' 고문 나가타 이사무, 재일 3세 작가 강신자가 그들이다. 그들은 제주의 상처 위에서 스스로 고통을 치유하는 힘을 얻고 있었다.

저자는 "그들의 이야기가 제주 인문학적 상상력과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한번 스치듯 떠나는 말이라 하기엔 너무도 아까웠다. 나는 믿는다. 제주를 향한 그들의 시선은 한 시대가 흘러도 유효함을. 그 믿음은 이번 제주섬을 한바퀴 다시 돌아보면서 더 다가왔다"고 말한다.

저자는 제민일보 편집부국장, 제주4·3평화재단 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제주4·3연구소 이사·제주대 강사로 있다. 저서로 '추억처럼 나의 자유는' '뿌리의 노래''섬, 기억의 바람' '제주4·3' '제주4·3을 묻는 너에게' 4·3구술집 등을 펴냈다. 서해문집. 1만3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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