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빠지다]기아차 제주서비스센터 정재열 팀장

[제주愛빠지다]기아차 제주서비스센터 정재열 팀장
"우리 가족에게 제주는 치유의 섬"
  • 입력 : 2015. 06.26(금)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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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열(40) 기아자동차 제주서비스센터 팀장은 회사생활을 마무리할 때쯤 제2의 인생을 제주에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지쳐 있던 우리 가족을 지켜준 제주는 말 그대로 힐링·치유의 섬이죠."

정재열(40) 기아자동차 제주서비스센터 서비스팀장은 제주의 삶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청주에서 태어나 고교 졸업 후 줄곧 서울에서 생활해 왔던 그가 생면부지인 제주에 그토록 오고 싶어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현대·기아차 그룹에 함께 입사한 아내와 사내커플로 알콩달콩 연예생활을 하다 결혼에 골인,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까지 낳았다. 남부럽지 않은 인생이라 자부했다.

하지만 같은 회사 동료로서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아내와, 바쁜 아빠와 엄마의 빈자리를 느낄 수 밖에 없었던 아이까지 모두가 지쳐가고 있었다.

세살난 아이에게 이상징후가 나타났다. 말수가 적고 소심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아내는 엄마로서 더 많이 함께 있어주지 못하고, 더 많이 사랑해 주지 못한 것은 아닌지 자신을 탓했다. 결국 아이를 위해 일을 접고 육아에 전념했다. 그런데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제주 생활 가정·일 두마리 토끼
소심했던 아이도 장난꾸러기로
"퇴직후엔 제주서 제2인생 시작"


2012년. 절망 속에 기회가 찾아왔다. 때마침 주말부부로 제주에서 근무하던 팀장이 서울로 발령을 요청했다. 제주로 내려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가족 외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만 많다면 말이다.

가족 모두 제주로 향했다. 근무 시간을 빼고는 온전히 가족을 위한 시간을 보냈다. 주말이면 산으로, 바다로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자연을 만끽했다.

"서울에서는 회사일을 끝내도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면 밤 9~10시가 되곤 합니다. 회식이라도 잡히면 아내와 아들의 자는 모습만 보고, 아침 일찍 출근해야 했죠. 그런데 제주에선 관사도 회사 근처라 평일 저녁에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고, 주말이면 제주 이곳저곳 안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가족들과 함께 돌아다녔죠."

제주생활 4년차에 접어든 그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그의 아들은 활발한 성격을 가진 '장난꾸러기'가 됐다. 육아문제로, 잘나가는 대학 동기와 회사 동료들을 보며 우울감에 젖어 있던 그의 아내는 소싯적 배웠던 피아노를 다시 배우며 말 그대로 '힐링'을 하고 있다.

자기가 있겠다고 마냥 머물 수는 없는 조직의 생리상 그도 다른 곳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다시 돌아올 날도 함께 준비하고 있었다.

"인사발령이 나서 가족들과 다같이 움직이는 케이스는 드물죠. 저는 제주에 앞으로 1~2년 더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돌아올 겁니다. 제주가 우리 가족에게 준 선물을 어떻게 잊겠어요. 회사생활을 마무리할 때쯤 제주로 오기 위해 살 곳도 지금 알아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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