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칼럼] 제주 산업구조와 2차산업 육성

[한라칼럼] 제주 산업구조와 2차산업 육성
  • 입력 : 2015. 07.14(화) 00:00
  • 뉴미디어부 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지난주에는 산업자원부에서 공모하는 국가 과제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심사받은 과제는 제주특별자치도의 2차산업 육성에 관여된 국책과제이다. 나는 사업책임자로서 심사위원이 제기하는 질문에 직접 대답하고 설명하였다. 나는 종종 국가연구개발 과제 등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평가를 하기도 하고, 반면에 과제신청자 입장에서 심사를 받기도 한다. 누구든 평가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마음이 불편하기 마련이나 나름대로 성실하게 2차산업 육성 필요성에 대한 나의 생각과 철학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우리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제주지역은 2차산업 인프라가 매우 열약하다. 전통적으로 관광과 1차산업 중심으로 발전되어 왔기 때문에 제주지역 제조업의 역사는 매우 짧다. 제조업이란 전후방 산업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경쟁력을 지닐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원료, 부자재 혹은 설비 등을 도외에서 수급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보면 도내 제조업 육성의 어려움은 이해가 된다.

2008년 대외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제주도가 적극적인 산업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경우 2030년 GRDP(지역총생산)에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제주지역 2차산업 비중은 2012년 3.7%에서 2013년 2.8%로 급격히 추락하였다. 1차산업 또한 2012년 16.1%에서 2013년 14.9%로 낮아졌다. 반면에 3차산업은 2012년 72.3%에서 2013년 73.7%로 상승하였다. 제주지역 산업구조 편중은 갈수록 3차산업 위주로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관광 위주의 3차산업 편중이 심화될수록 제주지역 경제는 외부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자생적 경제 운용 여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최근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이러한 제주의 경제 여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제주는 국내 유일의 메르스 청정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인은 물론 내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국내 어느 지역보다도 큰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최근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메르스 때문에 제주 지역에서만 1271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제주지역 산업구조 편중을 해소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제주지역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2차 제조업의 육성이 매우 시급하다. 제조업 육성은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특히 젊은 사람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가 크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함께하는 역동하는 제주가 우리 모두가 바라는 미래 모습이다. 제주지역은 2차산업 인프라가 열약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정부의 지원이 더욱 절실하다. 제주도 입장에서는 비교적 경쟁력을 지닌 성장동력산업 분야를 선정하고 지속적인 지원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제주의 현황을 잘 분석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정확히 제시하여 정부를 최대한 설득해야 한다.

지난주 심사에서는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하였으며 심사위원들과 장시간 진솔한 대화를 하였다. 정부 입장에서도 한정된 국가 예산으로 모든 지역을 골고루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국가 공모과제에서 지역 간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아무쪼록 이번 심사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남호 제주대 화학·코스메틱스학부 교수>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77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