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98)삼도1동 '용의성 옛날손짜장'

[당찬 맛집을 찾아서](98)삼도1동 '용의성 옛날손짜장'
수타면에 더해진 육해공 식재료의 하모니
  • 입력 : 2015. 07.24(금)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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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성은 면을 기계로 뽑지 않고 손으로 직접 만드는 수타면을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용의성의 주메뉴로 인기몰이중인 전복삼계짬뽕. 사진=강희만기자

면은 손으로…그릇은 뚝배기 고집
전복삼계짬뽕 등 신메뉴 인기만점
소년소녀가장 돕기 등 봉사활동도


중화요리는 '불의 맛'이다.

불같은 열정을 갖고 사는 중국집 주인장의 삶이 그가 만드는 요리에 고스란히 배어난다. 수타면만을 고집하는 제주에 몇 안되는 '용의성옛날손짜장'의 주인장 박윤현(36)씨. 그는 바쁜 일상에서도 노인정과 요양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는 열정가이자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다.

탕수육.

제주시 삼도1동에 자리잡은 이 집을 찾는 고객은 제주도민도 많지만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관광객도 적지 않다. 이 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복삼계짬뽕이며 꽃게 깐풍(탕수), 전복 짜장 & 짬뽕 등 직접 개발한 독특한 퓨전요리는 유명세를 타고 있다. 탕수육 하나도 뜨거운 철판에 치즈를 깔고 내놓으면서 모두의 입맛을 충족시킨다. 많지 않은 나이지만 14살부터 중국음식계에 발을 들여놓으며 잔뼈가 굵은 경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의 음식철학은 '정성'과 '완벽'이다.

"전복도 살아있는 것만 고집하죠. 야채와 해물도 싱싱한 것을 쓰고 있어요. 그래야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 수 있고, 고객의 입맛을 속일 수는 없잖아요. 직접 수타로 만든 면이 일반 기계로 뽑아낸 면보다 훨씬 부드럽고 탄력이 더해지죠. 요리를 담는 그릇도 뚝배기를 쓰고 있는데 뜨거운 음식은 천천히 식고, 차가운 음식은 더욱 차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저희 집이 유일하게 탕수 그릇을 철판으로 쓰고 있는데 반응이 좋습니다."

힘차게 내리치는 수타의 모습과 식재료에서 그릇 하나하나까지 챙기는 세심함이 어우러져 최고의 요리를 만든다. 입에 착착 감기는 수타면과 아삭함이 묻어나는 청경채며 입안에 바다향을 풍기는 탱탱한 전복까지. 자극적이지 않고 깊은 맛을 내는 짬봉 국물에는 진한 사람에 대한 배려가 묻어난다. 그 뿐인가! 짬뽕 한그릇에도 전복이 5~7마리가 들어가고 크고 싱싱한 꽃게에 그릇 가득 담긴 홍합까지 더해지며 국물 맛은 그야말로 '끝내 준다'.

그는 첫 애를 낳고 나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4월 '천원식당'을 운영해 얻은 수익금 전액을 삼도1동에 기부했다. 소년소녀가장을 위해서다. 6월에도 삼도1동과 복지위원협의체와 협약해 지역의 소외계층에게 무료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매월 인근 서광노인회와 격월로 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주사랑요양원을 지인인 지흥선(45)씨와 함께 정성이 담긴 짜장면을 대접하고 있다.

그의 꿈도 '진행형'이다. 더 넓은 곳에서 영업하고 그 수익을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제주를 돌며 음식으로 봉사를 할 참이다. '봉사하는 푸드트럭'으로 자신이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주인장 박윤현씨가 수타면을 만들어보이고 있다.

고향의 것을 닮은 바다내음과 바람이 좋아 제주에 정착한지 9년째. 마라도에서 일을 하던중 지인의 소개로 만난 부인 이미라(30)씨와 예은(5·여)이와 승빈(2), 그리고 이제 8주가 됐다는 뱃속의 아기까지. 이렇게 다섯식구는 제주에서 행복을 꿈꾸고 이웃과 함께 나누며 살고 있다. 어린나이에 타지생활을 하며 배운 사람에 대한 애정과 중국요리에 대한 열정, 사회에 대한 사랑나눔이 진한 요리만큼 가슴 깊숙하게 채워진다. 그의 요리는 사람에 대한 '사랑'이다. 제주시 서사로 144(삼도1동). 064)724-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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