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공항·신항·중국자본, 3대 갈등에 대한 소고

[월요논단] 공항·신항·중국자본, 3대 갈등에 대한 소고
  • 입력 : 2015. 08.03(월) 00:00
  • 뉴미디어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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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항확장에 대한 중간보고회가 개최됐다. 용역기관은 최대 관심사인 예비후보지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라는 한마디만 하고 모두가 알고 있는 '현 공항 확장, 신공항 건설, 제2공항 건설'만 제시하여 끝났다. 이 용역기관도 전국에서 인정받는 기관이라 중간보고회에 무엇을 넣어야 할지 너무나 잘 알고 있을진데, 왜 이들은 이 중요한 자리에 가장 중요한 내용을 빼고 보고회를 가졌을까. 제주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즉, 도외 용역기관들은 제주도 용역에서는 한 번 격론과 갈등이 일어나면 끝이 없기 때문에 갈등이 심한 대안은 중간보고가 아닌 최종 보고서에 담아라는 것이 이제 상식이 됐다. 만약 이대로 진행되면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인 이들은 최종 보고서에 공항후보지와 추진방법만 제시하고 떠나면 그만이다. 이후 갈등은 전문가 빼고 우리끼리 치고 받으며 해답없는 갈등의 회오리 속으로 제주를 몰아넣을 것이다. 어디 공항뿐인가. 신항 문제도 결코 만만치 않다. 예산규모면에서는 공항에 뒤지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의 갈등이 예상된다. 중국자본에 대한 갈등도 이미 시작됐다.

지금까지 수많은 지역갈등을 직·간접으로 겪어 본 필자로서는 이 세 가지 사업에서 발생할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제주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측하며 지금과는 확연하게 다른 현명한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는 차원에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는 끝없는 토론을 보장해야 한다. 대형 정책 사업에서 주민들은 홍보와 토론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불만한다. 반면에 행정은 규정대로 주민설명회를 가졌다고 주장한다. 왜 그때는 참석하지 않았다가 딴소리하느냐고 강변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런 불만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 답은 끊임없는 토론의 장이다. 지금처럼 집행부만 일방적으로 주최하는 설명회가 아니라 도의회, 시, 읍면동도 주최할 수 있고 심지어 마을회, 청년회, 부녀회도 주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요구한 곳만 갈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설명회까지 실시해야 한다. 공항과 신항, 중국인 문제는 규모 상 지금까지의 어떤 사업보다도 제주도민이면 직접적인 관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강정문제가 3000일이 넘어서고 있다. 설명해서 갈등이 축소된다면 300일인들 어떠한가.

둘째는 전문가의 영역은 철저하게 보장해 주어야 한다. 신공항·항만 및 중국자본 문제는 매우 어렵고 예민하다. 기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외교문제까지 겹쳐 있는 국가수준의 문제다. 때문에 이 문제를 우선은 전문가 손에 맡겨야 한다. 그들의 분석에 의해 만들어진 대안을 가지고 우리가 격론을 벌여도 충분하다. 그런데 우리는 안이 나오자마자 전문가 이야기는 아예 귀 막고 스스로 전문가가 돼 갈등을 빚는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 우주발사기지 유치 때도 지역의 일부 단체와 주민들이 세계적인 전문가보다 목소리를 더 크게 내 큰 토론 한 번 해보지 못하고 고흥으로 가버린 아쉬운 경험이 있다. 일정기간은 전문가 의견에 집중하고 언론도 이를 중심으로 보도해 전문가 의견을 충분하게 숙지한 후 우리가 토론하고 결정하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

셋째, 지도자들의 결단력이다. 여기서 지도자란 도지사나 도의원, 언론, 사회지도자까지 포함된다. 옳은 방향이 결정되면 그 방향으로 과감하게 결정하는 지도력이 필요하다. 전문가와 도민들의 충분한 토론을 들었음에도 주민여론조사, 주민투표 등등을 내세우면서 오히려 도정과 도의회, 여론 지도자들이 주저해 갈등을 더욱 키워나간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 않을 것까지 포함해 어쨌든 결론이 나면 과감하게 결정을 하는 지도자가 이번 갈등의 쓰나미를 막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때문에 이번만은 결정에 책임지는 지역지도자들의 합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양영철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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