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路 떠나다]수월봉 지질공원 트레일

[길 路 떠나다]수월봉 지질공원 트레일
억겁의 신비로움 그 자태를 드러내다
국제적인 화산 연구 성지로 자리매김
  • 입력 : 2015. 08.28(금) 00:00
  • 최태경 기자 tkcho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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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수월봉 지질공원 트레일 행사가 29일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과 당산봉, 차귀도 일대에서 개막한다. 제주도 지질공원 대표명소인 수월봉과 차귀도는 세계지질공원의 보호와 활용의 모범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곳이다. 사진=한라일보 DB

엉알길· 당산봉· 차귀도 코스 등 운영
제주지질공원 세계적인 모범사례 평가

제주도 수월봉 지질공원 트레일 행사가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과 당산봉, 차귀도 일대에서 29일 개막한다.

수월봉 지질 트레일 행사는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 후 제주도 지질공원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지질관광 활성화를 위해 2011년부터 시작됐으며, 올해로 5회째를 맞고 있다.

수월봉 트레일은 29일(토) 오전 11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간 수월봉 엉알길 코스, 당산봉 코스, 차귀도 코스에서 펼쳐진다.

제주도 지질공원 대표명소인 수월봉과 차귀도는 국제적인 화산 연구의 성지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지질공원의 보호와 활용의 모범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곳이다.

제주 서부지역 한경면 고산리에 위치한 수월봉은 높이 77m의 작은 언덕형태의 오름이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수월봉은 제주도의 무수한 오름 중 하나이지만 해안절벽을 따라 드러난 화산쇄설암층에서 다양한 화산 퇴적구조가 관찰돼 화산학 연구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수월봉의 화산쇄설암층에서는 화산재가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판상의 층리, 화산암괴가 낙하할 때 충격으로 내려앉은 층리(탄낭) 등의 구조를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화산쇄설물이 화산가스나 수증기와 뒤섞여 사막의 모래폭풍처럼 빠르게 지표면 위를 흘러가며 쌓은 거대연흔 사층리 구조는 감탄을 자아낸다. 이런 구조들은 수월봉의 화산활동은 물론 전세계 응회환의 분출과 퇴적과정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크다.

차귀도는 제주에서 가장 서쪽에 위치한 섬으로 자구내 포구에서 약 1km 떨어져 있고 배로 10분 정도 소요된다. 해양 생태적 특성과 종 다양성으로 인해 차귀도 주변 해역은 천연보호구역으로 천연기념물 제422호로 지정돼 있다.

▶수월봉 엉알길 코스=자구내 포구 인근에 마련된 행사본부에서 출발해 녹고의 눈물, 갱도진지, 화산재 지층, 수월봉 정상, 고산기상대, 엉알, 검은모래해변, 해녀의 집을 둘러보는 코스다.

'녹고의 눈물'은 수월봉 절벽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말하는 것으로, 이 곳에서는 어머니의 병 치유를 위해 약초를 찾아 절벽을 오르다 누이 수월이가 떨어져 죽고 동생 녹고도 슬픔에 눈물을 흘리다 죽었다는 전설이 있다.

'엉알'은 제주어로 높은 절벽아래 바닷가라는 뜻이다. 고산기상대 아래 쪽 바닷가 엉알길 절벽 내부에는 수월봉 화산 분출 당시 분화구에서 뿜어져 나온 화산분출물이 쌓인 화산재 지층이 약 70m 두께로 기왓장처럼 차곡차곡 쌓여 있다.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당산봉 코스=자구내 포구를 출발해 해안변의 생이기정과 당산봉수까지 당산봉을 한 바퀴 돌고 오는 코스다. 당산봉은 용머리와 산방산과 더불어 제주도에서 오래된 화산체 중 하나다. 당산봉의 명칭은 오래전부터 뱀을 제사지내는 신당(차귀당)이 있었다고 해서 붙여졌다. 이 코스에 있는 '생이기정'은 제주어로 새를 뜻하는 '생이'와 절벽을 뜻하는 '기정'이 합쳐진 말로, 새가 날아다니는 절벽길이다. 이 절벽은 당산봉을 형성한 화산재가 쌓이고 이후 분화구에서 분출한 용암이 화산재를 덮은 모습을 볼 수 있다.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차귀도 코스=자구내 포구에서 배를 타고 차귀도에 들어가 섬을 둘러볼 수 있다. 차귀도는 옛날 중국 호종단이 제주에서 중국에 대항할 큰 인물이 나타날 것을 경계해 제주의 지맥과 수맥을 끓고 돌아가려 할 때 한라산의 수호신이 매로 변해 폭을 일으켜 배를 침몰시켰는데, 배가 돌아가는 것을 차단했다고 해서 섬의 이름이 차귀도가 됐다고 한다.

차귀도 등대는 고산리 주민들이 손수 만든 무인등대로 볼래기 동산 위에 위치해 있다. 볼래기 동산은 주민들이 등대를 만들 때 돌과 자재를 직접 들고 언덕을 올라올 때 제주말로 숨을 '볼락볼락' 가쁘게 쉬었다고 해서 유래된 이름인데, 차귀도 등대는 1957년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자동적으로 불을 밝히고 있다.

선착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매시 정각에 차귀도에 들어가는 배가 출발하며, 차귀도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매시 10분에 출발하게 된다. 소요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며, 선박편 문의는 차귀도 파워보트(738-5355)로 하면 된다.

행사기간 중 전용문(지질)박사, 김완병(생태)박사, 박찬식(역사·문화)박사, 문명옥(생태)박사의 주도로 자연자원의 가치와 제주의 역사·문화에 대한 풍부한 해설을 직접 청취할 수 있는 전문가와 함께하는 특별탐방도 마련된다. 지질공원 스탬프 찍기, 연날리기, 태양열을 이용한 요리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의 기회뿐 아니라 사진 전시회, 사랑의 엽서 띄우기, 서각 체험, 목각 공예 전시 등 이색체험도 탐방객을 기다린다. 행사문의 010-2204-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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