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독도 바다를 품었던 제주해녀

거친 독도 바다를 품었던 제주해녀
● 허영선 김금숙 그림책 '애기해녀 옥랑이…'
  • 입력 : 2015. 08.28(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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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섬, 새까만 밤이면 별만 총총한 독도는 제주 해녀들에게 황금 어장이자 제2의 고향이다. 강인함의 상징인 해녀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독도, 독도 바다는 제주 바다와도 닮아 있다. 그 옛날 10대 애기 해녀 옥랑이는 희끗희끗 할망이 되었지만, 독도는 바로 그들의 젊은 날, 꿈을 안고 온 몸을 던지던 정든 바다다. 아직도 전복, 미역밭, 강치들이 눈에 삼삼한 독도. 이 바다를 앞마당처럼 누비며 물질하던 그날이 바로 어제 같기만 한 제주 해녀들은 여전히 '살아있는 독도'의 증인이다.

허영선 시인이 글을 쓰고 김금숙 화가가 그림을 그린 '애기해녀 옥랑이, 미역 따러 독도 가요!'가 최근 출간됐다.

세계 문화유산 등록을 두고 제주 해녀와 일본 아마가 누가 더 먼저니 공동 등록이니 단독 등록이니 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또 일본이 망언을 일삼고 있는 그 땅 독도가 오랜 세월 제주 해녀들이 앞마당처럼 드나들며 삶의 터전으로 삼은 땅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특히 이 이야기는 독도에 처음으로 가서 물질한 해녀 박옥랑 할머니를 비롯해 그 무렵 독도물질을 함께 떠났던 김순하·김공자 등 제주 해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해 그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이들은 3월초에 독도에 들어가 2개월 남짓 살다 5월 중순에 나왔다. 독도에 대한 기억을 가진 할머니들은 그때를 잊지 못한다. 힘들었지만 서로 다독이며 물질하던 그 시절 '독도바당'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뛴다.

허영선 시인이 이토록 아름답고 강했던 제주해녀들의 독도출가 물질에 대한 이야기를 동화로 풀어낸 것이다. 그만큼 제주어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이야기가 색다른 감동을 전해준다. 작가는 감성과 냉철함을 한몸에 지니고 있어 제주 바다를 품은 아름다운 시는 물론 제주4·3과 재일제주인 등 우리의 역사를 찾아가는 현장의 중심에 있다. 그는 고향 제주의 아픈 역사와 삶,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바람을 품은 섬 제주도', '워낭 소리'가 있고, 시집 '추억처럼 나의 자유는', '뿌리의 노래', 산문집 '섬, 기억의 바람'과 '제주4·3을 묻는 너에게', '탐라에 매혹된 세계인의 제주 오디세이' 등이 있다.

프랑스에서 10여 년을 살며 활발한 작품활동과 한국 작품을 프랑스에 소개하는 일에 열정을 쏟았던 화가 김금숙은 강인한 우리의 여성과 아름다운 우리 바다를 힘있는 붓질과 다채로운 색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그는 '조각을 공부하다 잠들었는데 눈 떠보니 만화가가 되어있었다'고 말한다. 위안부 할머니의 진실을 알리는 '지지 않는 꽃' 전시에서 단편작 '비밀'을 발표했고 제주4·3항쟁을 다룬 만화 '지슬' 등이 있다.

허 작가는 "제주해녀들은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굳이 얘기하지 않는다. 당연했기 때문이다. 제주해녀들은 독도바다의 주인공이었다. 지금도 아름다운 섬 독도는 고향집 앞마당 같은 제2의 고향바다라고 한다.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한 제주해녀의 이야기는 소중한 우리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파란자전거. 1만1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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