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 구상나무
  • 입력 : 2015. 09.17(목) 00:00
  •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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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제주를 대표하는 구상나무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구상나무는 지리산, 덕유산 등에서도 분포하지만 숲을 이루는 곳은 한라산 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총 구상나무 숲 면적은 1200㏊. 그중 800㏊가 한라산에 분포하고 있어 유전적 다양성도 높다.

하지만 구상나무는 2000년대 들어 기후변화에 의한 적설량 감소, 한건풍에 의한 동계 건조현상, 강력한 태풍, 집중호우 등에 의해 빠른 속도로 고사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실시된 산림청 국정감사에서 한라산 구상나무의 대책에 대해 거론됐다. 이날 김우남 농림축산위원장은 구상나무 전수조사의 주기적 실시와 보존원의 대폭 확대, 복원 조림의 신속한 착수,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의 조속한 지정을 촉구하며 정부의 미진한 대응을 질타했다. 그만큼 멸종 위기에 처한 구상나무에게 도움이 절실한 것이다.

산림청이 한라산 영실 지역의 구상나무림 영구 조사지역을 모니터링 한 결과, 최근 15년간 고사한 구상나무는 31.6%. 이는 구상나무 994본 중 314본이 고사한 것이다. 눈여겨 볼 것은 최근 5년 동안에만 구상나무 124본이 고사했다는 점이다. 이는 구상나무의 고사의 가속화가 기존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쩌면 우리의 무관심 속 구상나무의 멸종은 이미 현실로 다가온 것일지 모른다.

산림청이 지난해부터 구상나무 보존원 조성, 5개 부처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 실무위원회 구성 등의 조치를 실시한다지만 이러한 대책으로는 이미 고사가 가속화된 구상나무를 복원하기에는 역부족해 보인다.

앞으로 구상나무를 보전·복원하기 위해선 정부의 실직적인 조속한 종합 대책이 마련돼야 하겠지만, 그간 오랜 세월 한라산에서 버텨온 구상나무를 위해 도민의 애정과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할 때다. <이태윤 뉴미디어총괄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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