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숨쉬는 도시, 역사·문화유산으로 길을 찾다](7·끝)제주원도심 이야기

[살아 숨쉬는 도시, 역사·문화유산으로 길을 찾다](7·끝)제주원도심 이야기
제주원도심 자체가 역사 새긴 근대문화유산
  • 입력 : 2015. 09.24(목)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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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오래된 건물 품은 원도심을 깊이있는 유산을 지닌 장소로 재생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가칭)제주종합예술센터로 리노베이션 될 옛 제주대학교병원 건물의 일부. 사진=이현숙 기자

공간·장소성에 대한 재해석 기대
종합예술센터 공간활용방안 주목

제주의 원도심은 관덕정을 비롯해 복원된 제주목관아가 있고, 제주성과 옛터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건축양식과 공간을 유지한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시 원도심 산지천과 칠성로 구역에서는 탐라문화광장조성사업이 진행중이다.

제주시 원도심이 갖는 가장 큰 매력적 요인은 역사문화 유적 및 근현대사의 주요시설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관덕정과 복원된 제주목관아를 비롯해 제주문화재인 향사당과 동자복, 오현단, 중인문터, 북수구터, 공신정터 등 역사적 가치를 지닌 도시공간이 많다. 제주대 옛 본관, 옛 제주시청사, 옛 국립수산물검역원제주지원 건물. 이들의 공통점은 제주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공공건축물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지금은 사라졌다는 것이다. 제주사람들이 '시간의 켜'를 갖고 있었던 공간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도시공간, 이곳을 어떻게 꾸며나갈 것인지에 대한 생각은 각양각색이다. 세월이 흘러 쇠퇴한 공간을 어떻게 다시 매력적으로 바꾸고 활력을 불러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어느 곳이든 갖고 있다. 하지만 어떤 방향으로 결정하느냐에 따라 도시는 달라진다.

(가칭)제주종합예술센터가 들어서는 옛 제주대학병원 옥상에서 내려다 본 원도심.

기자와 만난 '도시 재생 전도사'인 김정후 박사(영국 런던대학 교수)는 '오랜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으면서 쇠퇴하고 도심속 흉물이 된 장소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 "누구를 위한 공간·건물·도시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할 때 '정의(正義ㆍJustice)'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자는 이번 취재에서 유럽도시들이 어떻게 성공적인 도심 재생 활성화를 했는지 그 의사결정주체, 결정과정, 창출된 도시경관의 모습 등을 담아내려 노력했다.

이탈리아 피렌체,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크렘스, 비엔나 등 기자가 방문했던 도시들은 자신의 강점을 살려 지역주민들에게는 자부심을 줄 수 있도록 원도심 보존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다행히 제주도가 고씨주택을 포함한 5개 건축물 보전을 결정했다. 남겨진 건축물들은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소통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억을 보전하도록 하는 장치를 통해 미래세대가 지킬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옛 극장 내부를 살려 조성된 아라리오뮤지엄과 뮤지엄내 예술품이 전시된 모습.

최근 제주에 (가칭)제주종합문화예술센터가 조성되고 있다. 제주시 삼도2동의 옛 제주대학교병원 건물 일부(B1·3·4층, 연면적 2462.59㎡)를 문화예술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 공간이 '원도심 활성화 기여' '문화예술 허브공간 구축' 역할을 할 이곳의 공간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사회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에 선정돼 예산 50억9000원이 투입된다.

낡고 오래된 건물 품은 도시는 궁색하고 초라한 것일까. 이같은 오해·편견을 벗고 깊이있는 유산을 지닌 장소로 재생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원도심이 지닌 가치에 주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반갑다. 뜻있는 젊은 작가, 기획자들이 찾아들고 있다. 그들은 이 땅에 살아온 사람들의 흔적이 짙게 배어있는 원도심을 통해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고 말한다.

삶의 기억이 배제된 문화공간을 꾸미고 원도심을 재생하는 것은 공허할 수 있다. 대전광역시가 펴낸 '원도심이야기-오래된 미래 낭만거리'를 보면 부러움이 앞선다. 제주의 무궁무진한 원도심 이야기를 담아내는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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