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41)치밀 유방, 무엇이 문제인가?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41)치밀 유방, 무엇이 문제인가?
40대 때 촬영술·초음파 함께 받아야 진단에 도움
  • 입력 : 2015. 10.30(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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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방암학회는 10월 유방암 예방의 달을 맞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와 함께 '핑크리본 캠페인'을 진행했다.

촬영사진서 전체나 일부 하얗게 보여
석회화·멍울 찾기 어려운 것이 단점
유방암 3명중 1명 증상없다가 발견돼

유방암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 발생 암 가운데 4명중 1명일 정도로 흔한 암이다. 미국에서는 2015년에 23만명이 신규 유방암 환자로 진단되며, 연내에 4만여명이 유방암으로 사망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연간 새롭게 2만명 가까이가 유방암으로 등록되고 있다. 10월 유방암 예방의 달을 맞아 제주대학교병원 외과 이창현 교수(외과 유방질환 분과 전문의)의 도움으로 유방암 발생위험과 관련이 있는 '치밀 유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치밀유방은 유방크기에 비해 유선이 상대적으로 많은 치밀한 조직으로 이뤄진 상태를 말한다. 유방촬영술 사진에서 전체적으로 또는 일부에서 하얗게 보이게 된다. 아직 자신의 유방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어서 모유 수유의 신체적 생리적 의무가 있는 젊은 나이의 유방이라는 의미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지방 조직이 상대적으로 많아지면 까만 부분이 많아져 하얗게 보이는 석회화나 멍울을 찾기 쉬워진다. 따라서 폐경기 이전이나 혹은 직후까지 또는 호르몬 대체요법으로 회춘한 유방인 경우 하얗게 있는 부분은 초음파 등으로 도움을 받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30대 초반까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유방촬영술을 거의 하지 않고 초음파로 도움을 받게 되며 60대에는 유방촬영술만 한다. 그러나 요즘은 치밀유방이 점점 늦은 나이까지 더 많아지는 추세로 60대 이상에서도 약 4명 중 1명이 치밀 유방이어서 초음파를 같이 시행하게 된다.

최근엔 디지털 유방촬영기가 도입돼 치밀 유방의 정도를 퍼센트(%)로 정확하게 계산해주고 있다. 유방촬영술은 주기적인 정도관리와 정확한 판독이 전제된다면 정기적인 검사로 효과가 입증된 유일한 선별검사이다. 이와 함께 유방촬영술은 유방 전체가 한 화면에 나오기 때문에 객관적인 영상으로 인정된다. 그리고 초음파는 치밀 유방에서 유방촬영술이 놓칠 수 있는 멍울을 찾게 해주는 서로 돕는 관계로 볼 수 있다.

치밀유방

우리나라 여성은 거의 전부 치밀 유방이라고 할 수 있는 시기의 40대에 유방암이 가장 많아 유방촬영술 만으로는 검사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유방 초음파 검사를 함께 시행하면 진단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방암의 조기 신호인 미세 석회화를 찾으려면 유방촬영술이 유용하고, 치밀 유방에 가려진 작은 멍울 등을 놓치지 않으려면 유방 초음파가 유용하기 때문에 이 둘을 함께 보완적으로 사용해야 진단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유방 MRI 촬영도 좋은 방법이지만 가격 등 실제 유용성이 문제돼 제한적으로 처방되고 있다.

유방암 3명 중 1명은 아무런 증상이 없었는데 검진에서 유방암이 발견된다. 유방촬영술의 가장 큰 장점은 석회화 병변을 발견할 수 있다는데 있다. 그렇다고 석회화가 모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연적으로 저절로 나이가 들면서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현상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것들을 구별하기 위해 확대 유방촬영술을 하기도 한다. 그 중 유방암 세포들이 괴사돼 아주 작은 특이한 형태로 칼슘이 침착되는 몇몇을 유방촬영으로 발견하게 되는 것이고, 오히려 이러한 점이 만져질 정도로 더 커지기 전에 조기 발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치밀 유방은 이러한 미세석회화 발견에서도 일부 제한점이 있을 수 있다.

서양 여성에 비해 동양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는 치밀 유방은 그 정도가 심한 경우 유방암 발생을 서너 배 정도까지 높일 수 있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나이와의 상관관계를 고려하지 않아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사안이라는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더불어 치밀 유방을 가진 유방암 환자는 수술 등으로 암을 극복한 이후에 재발 위험이 조금 높은 것으로 나타난 연구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재발률도 유방보존술 후 방사선치료를 제대로 받은 경우는 치밀 유방에서 더 높은 게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구나 유방암 사망률에 있어서는 아직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은 채 논란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때 치밀 유방이 문제 되는 이유는 유방촬영술보다 더 훌륭한 유방암 선별 검사가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치밀 유방은 질병이 아니며 아직 젊다는 표시이다. 결국 자신의 유방이 젊어 유방 초음파 검사 한 가지를 더 해야 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이창현 교수는 조언했다.

유방암 예방의 핵심은 유방암의 발병 위험을 낮추는 것이 최선이고, 그렇지 못할 경우 이왕이면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는 것이다. 다행히 유방암이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은 것은 유방암 자체의 상대적으로 얌전한 생물학적 특성에서 비롯된다. 또 국가사업과 함께 자발적인 유방검진이 활발해져 조기 암의 발견빈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술 방법의 진화는 물론이고, 유방암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 다양한 최첨단 기전의 치료법들이 맞춤형으로 개발되면서 비롯되고 있다. 그렇지만 유방암도 초기에는 특징적인 소견들이 나타나지 않아 알기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인 진찰 및 검사와 유방 자가 검진이 중요하며, 어떤 증상이 나타나거나 평소와 다른 이상이 있을 때에는 즉시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창현 교수는 "조기진단이 암 치료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이것만으로 암을 정복하기는 어렵고, 개인적으로 암 예방에 더 노력해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국가 사회적으로 암 예방 정책과 이에 따르는 적절한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가동하는 등 근본적으로 암 환자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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