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양리포트 7부:2015 제주바다생태복원프로젝트-바다가 미래다](9) 남원읍 태흥리

[제주해양리포트 7부:2015 제주바다생태복원프로젝트-바다가 미래다](9) 남원읍 태흥리
하천정비사업이 연안 생태계 오염 가속화 폐해 드러내
  • 입력 : 2016. 01.04(월)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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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흥교 앞바다 전경(드론 촬영).

바다속 토사·폐타이어 등 쓰레기 심각
톳과 보말, 소라 등 해산물 볼수 없어
"환경영향평가에 어장보호책 포함해야"


도내 상습침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하천정비 사업이 제주바다 연안의 생태계를 황폐화시키고 있다.

제주지역에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지방하천 60곳(608.4㎞)과 소하천 86곳(232.8㎞)이 있다. 이들 하천은 대부분 건천으로 평상시엔 물이 흐르지 않지만 여름철 집중호우시에는 엄청난 양의 빗물이 유입된다. 이로 인한 하천 범람으로 주변지역 농경지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수년동안 바다로 흘러온 토사는 물론 폐타이어와 로프 등 각종 쓰레기가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특별취재팀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1999년부터 상습 침수 지역을 중심으로 하천 정비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오는 2018년 마무리될 예정인 하천 정비 사업에는 총 9900억원이 투입되고 있다.

이같은 하천정비사업은 홍수 피해예방에 기여하고 있으나 하천바닥이 아스팔트처럼 정비돼 집중호우시 하천은 배수로로 전락했다. 하천의 빠른 유속을 따라 육상 폐기물이 제주바다 연안으로 대량 유입되면서 해양생태계는 급속히 파괴되고 있다.

본보 해양탐사대는 지난달 12일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 1·2리 경계 지점에 있는 태흥교 하부에 위치한 바다속을 탐사했다. 태흥교는 북쪽에 위치한 서중천에서 내려온 담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다. 수중 카메라와 스쿠버 장비를 이용해 태흥교 하부에 있는 태흥1리 지방어항 주변과 인근 바다속을 탐사한 결과 수중에는 집중호우시 하천을 따라 떠내려온 토사와 나무 등이 가득차 있었다. 폐타이어와 로프, 폐콘크리트 덩어리들이 혼합돼 2~3m 이상 높게 쌓인 곳도 있었다. 수년동안 하천을 통해 유입돼 누적된 것으로 추정됐다.

어항 방파제에서 마을어장 바다쪽으로는 바닥에 V자 형태의 깊은 골이 있었다. 집중호우시 서중천에서 내려오는 강한 물줄기가 바다속을 지나가면서 골을 만든 것이다. 이곳에서는 도내 바다에서 흔히 볼수 있는 톳과 보말, 소라 등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인근 육상 넙치양식장의 배출수가 이곳으로 유입되면서 머리가 아플 정도의 악취가 진동했고 죽은 넙치와 병든 넙치가 자주 목격됐다.

각종 쓰레기가 쌓여가면서 제주 바다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톳 등 해산물조차 살지 않는 죽은 바다로 변하고 있다. 사진=특별취재팀

김정환 태흥1리 어촌계장은 이와 관련 "현재의 방파제 구조로 인해 퇴적물이 바다로 빠져 나가지 못해 계속해서 쌓이는 것" 이라며 "서중천 중간 중간에 폐목과 토사 등을 차단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지 않는 이상 이곳의 해양생태계는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천 정비사업이 마무리됐거나 진행중인 천미천·고성천·신흥천과 배수개선 사업이 실시된 신천·하천·귀일·동귀·신도·신흥마을의 어장도 이곳처럼 황폐화되고 있다. 하천 정비와 배수개선 사업으로 하천의 유속이 빨라지면서 하천 하류의 토사와 자갈이 연안어장으로 유입돼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도내 하천의 유속을 늦출 수 있는 보를 중간 중간에 설치해야 하고 하천 정비 사업 추진시 환경영향평가 대상에 연안어장 보호 대책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별취재팀=고대로부장·강경민차장·최태경·김희동천·강동민기자·조성익자문위원(수중촬영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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