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서귀포시 이중섭공원으로 떠나보자. '복사꽃이 돗국물에 빠진 날'을 주제로 이달 18~19일 남극노인성제, 제주전통 음식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제6회 서귀포봄맞이축제가 펼쳐진다. 사진=한라일보DB
서귀포는 어느새 봄의 기운으로 찰랑인다. 화사하게 피어난 매화, 수줍게 꽃망울을 터뜨리는 목련과 노란 물감을 뿌린듯이 번져 나가는 유채꽃 등 시나브로 봄은 짙어가고 있다.
한반도에서 꽃 소식이 가장 먼저 시작되는 서귀포시. 서귀포시 이중섭공원 일대에서 상춘의 정취를 나누고, 제주전통음식 체험과 화전놀이 등을 소재로 하는 '제6회 서귀포봄맞이축제'가 열린다. '복사꽃이 돗국물에 빠진 날'을 테마로 오는 18~19일 이틀간 진행된다.
서귀포는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노인성을 관측할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축제에도 지역 차별성과 함께 '남극노인성제' '서귀본향당' '진달래꽃 화전놀이' 같은 문화관광콘텐츠가 녹아 들었다.
축제 첫날인 18일에는 서귀본향당 재조명 및 계승을 위한 전문가포럼이 열린다. 오후 7~8시에는 이중섭공원에서 고려·조선시대 국가제사로 치러지던 남극노인성제가 재현 봉행된다.
'복사꽃이 돗국물에 빠진 날' 주제노인성제·화전놀이·먹거리 체험이중섭공원 일대서 18~19일 진행
고려·조선조때는 노인성(老人星)이 인간의 수명을 관장한다고 여겨 나라의 평안과 백성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노인성제'를 춘분·추분일에 맞춰 국가제사로 지냈었다.
선인들은 서귀진성에서 바라보는 노인성(西鎭老星)을 '영주12경'의 하나로 꼽고, 수명 연장을 기원하며 제주를 찾곤 했다. 축제에서 봉행하는 남극노인성제는 민간 주관으로 치르는 만큼 100년 전 제주섬 사람들이 올렸던 민간제사를 재현하는 형태로 치러진다. 오후 8시에는 개막공연이 열린다.
축제 이튿날에는 진달래꽃 화전놀이가 재현된다. 예로부터 제주에서는 삼짇날에 정의현청 현감을 비롯해 육방관속과 하인·관기 및 각 면에서 모여든 선비들과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한해의 풍년을 기원했다. 선인들의 삶의 문화와 미풍양속을 되새기는 취지에서 무대를 영주산 천미천 계곡 정소암(鼎沼岩)에서 이중섭공원으로 옮겼다.
제주전통 음식인 몸국과 돗궤기반을 나눠먹는 먹거리 체험 행사도 진행된다. 제주 선인들은 가난했던 시절 특별한 날이 오면 돼지고기에다 그 국물을 이용해 만든 몸국을 나눠 먹으며 고루 배를 채웠다. 축제장을 찾으면 행사장에서 직접 만든 몸국과 돼지고기반(돗궤기반)을 무료로 맛볼 수 있다.
'칠십리의 봄 공연·이벤트'도 다양하게 펼쳐진다. 제주어로 노래를 부르는 가수 양정원씨가 초청돼 제주어를 테마로 한 통기타 공연을 한다.
서귀중앙여중 밴드인 크레센도의 공연과 함께 국악연희단 하나아트의 길트기 및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진다.
이중섭 화가를 그리는 은지화 그림그리기 대회도 마련된다. 한국 근대 서양화의 거장 이중섭 화가가 피난시절 서귀포에 머물면서 은박지에 그림을 그렸던 당시의 상황을 알리고 추억하기 위해 마련됐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쳐 시상도 주어진다.
행사장에서는 2015년 은지화 대회 입상작품이 전시된다. '곱닥한 서귀포의 봄'을 주제로 봄꽃나무 나눔행사도 열린다. 제주생명자원영농조합법인은 19일 오후 12~3시 사이 이중섭공원 나눔행사장을 찾은 도민·관광객들에게 희귀 화목·과수 묘목 24종 2500그루를 나눠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