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총선은 토너먼트이자 페넌트레이스

[백록담]총선은 토너먼트이자 페넌트레이스
  • 입력 : 2016. 03.21(월)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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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풍이 불면서 완연한 봄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불과 수일전만 하더라도 찬기운이 남아있어 봄인지, 겨울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던 때와 사뭇 다르다. 만물이 생동하면서 야외 스포츠도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우리나라 양대 프로스포츠인 야구와 축구가 대장정에 돌입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프로축구는 이미 지난 12일 개막했다. 프로야구는 앞으로 열흘 뒤에 막을 올리게 된다.

프로축구와 프로야구는 장기간에 걸쳐 우승을 다투는 종목이다. 따라서 프로축구나 프로야구 등 오랜 기간 리그전을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고 해서 페넌트레이스라고 불린다. 페넌트(pennant)는 우승기를 말한다. 이 경우 리그에 속한 팀끼리 수차례에 걸쳐 리그전을 통해 승수를 많이 쌓는 팀이 최종적으로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반면 짧은 기간 승부를 통해 우승팀을 가리는 방법이 있다. 토너먼트이다. 중세 기사(騎士)의 마상시합을 토너먼트라고 했다. 오늘날에는 시합·승부를 뜻하며, 다시 시합방식을 나타내는 용어로 사용하게 됐다. 토너먼트의 장점은 시합을 거듭할수록 시합 수가 적어지므로 참가자가 많은 게임에서도 비교적 단시간에 성적을 결정할 수 있는 점이다.

단점은 승자만을 뽑는 방법이므로 패자(敗者)는 패전 후 다른 사람(팀)과의 대전의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점이다. 즉 실력을 고루 발휘해 볼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리그전 방식과의 다른 점이다. 참가자(팀)를 여러 개의 그룹으로 나눠, 각 그룹으로 하여금 리그전을 갖고 각 그룹의 승자로 토너먼트방식의 시합을 실시하거나, 반대로 처음에는 토너먼트방식으로 참가자 수를 적게 하고, 나중에 리그전을 실시하는 '토너먼트·리그 결합형'의 방식을 채용하는 일도 있다.

제20대 국회의원을 뽑는 4·13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정당별로 홍역을 치르면서 치열한 공천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공천(公薦), 사천(私薦)이다" 하면서 각 계파간 파벌간 다툼으로 여야 대진표 확정이 늦어지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를 포함해 거의 모든 선거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치러진다. 때문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총선은 여야 정당별로 4강전이 치러지고 있는 셈이다. 정당 공천권을 손에 넣게 되면 본선에서의 '진검승부'를 펼치면 된다. 그런데 정당 공천권을 따내기 위해 혈투가 벌어지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선거구에서는 속수무책으로 잘려나가는가 하면 표적 및 전략공천이라는 미명하에 제대로 된 승부를 펼쳐보지도 못한채 사라져가는 후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여야 정당의 후보공천은 정당의 몫이다. 투표 전부터 왈가왈부해도 입만 아플 뿐이다.

이제 남은 기간 유권자들은 예선전 자료를 바탕으로 본선에서 철저한 검증으로 열심히, 잘 할 수 있는 후보를 가려내야 할 것이다. 프로축구나 프로야구는 오늘 한 경기를 패하더라도 다음 경기에서 설욕하면 된다. 하지만 선거는 토너먼트이다. 지면 끝장이다. 그리고 선출된 자들의 의정활동은 4년간의 페넌트레이스이기도 하다. 힘든 페넌트레이스를 보내지 않기 위해선 선택을 잘해야 한다. 잘 못 뽑아서 후회하지 말고 최고의 선택이 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차선이라도 택해야 된다. 지역,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투표로 미래를 결정하자. <조상윤 취재부국장 겸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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