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자유인, 날 것 그대로 세상읽기

[책세상] 자유인, 날 것 그대로 세상읽기
한국 포크락 음악의 대부 한대수 산문집 '바람아, 불어라'
  • 입력 : 2016. 03.25(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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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 소재부터 사회적 이슈까지 우리 사회 민낯 그려

한국 포크-락 음악의 대부 한대수의 산문집 '바람아, 불어라'가 출간됐다. 이 책은 그가 써내려간 날 것 그대로의 세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시대의 한국에서 몸으로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자유인' 한대수가 꾸밈없이 솔직하게 담은 에세이다.

과감하면서도 설득력 있고, 가벼우면서도 무겁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솔하다. 간결하고 위트 넘치는 문장으로 자신의 생각을 시원시원하게 풀어낸 게 특징이다. 작곡가, 가수, 사진작가, 저술가, 옥사나 남편, 양호 아빠 한대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그의 일상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 저자는 일상적인 소재에서부터 광범위한 사회적 이슈까지 건드린다. 노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공경은 말도 안 된다는 파격적인 주장도 담겨 있다.

이 책은 돈에 대해 쓴 '당신의 고향은 돈을 벌 수 있는 곳이다', 한국에 대한 '썩은 사과 한 개가 모두를 썩게 한다', 미국과 뉴욕에 대한 '뉴욕으로, 나의 환상을 채우기 위해', 음악과 예술의 이야기 '예술은 고통을 치유한다'등 7개 주제로 정리하고 있다.

그의 통찰력은 한국사회 고질적인 문제까지 아우른다. 그는 '세월호 추모공원'을 통해 "세월아, 세월호를 잊지마라. 이 비극은 인간의 탐욕 때문에 발생했다"며 "비극의 장이 내려오면 '추모공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추모공원은 어린 영혼을 달래며 조용히 울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양테심리'에서는 우리의 패거리 심리를 지적한다. 한 사람의 비뚤어진 관념에 모두들 의문없이 쫓아가면 나라는 완전히 난관에 빠지게 된다며 '패거리주의'를 경계하자고 역설한다.

루이 암스트롱, 데이비드 보위, 폴 매카트니, 스팅, 믹 재거 등 그가 관심을 갖고 지켜본 록 스타와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추억 어린 에피소드와 함께 풀어낸 뉴욕과 미국에 대한 단상들은 성숙하고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한다. 화려하고 생기 넘치는 뉴욕 사진들도 볼거리를 준다.

사랑과 평화의 히피 정신으로 무장한 채 자신만의 시각으로 시대를 관통해 나가는 그의 거칠고 힘 있는 단문은 줄기차게 한 곳을 향해 나아간다. 이 책을 읽으면 그의 굵고 허스키한 절규가 들리는 것 같다. "너도 살고 나도 살자" "범죄와 끔찍한 테러로 인간이 이성을 잃어가는 이때에, 우리는 평화의 노래를 꾸준히, 천천히, 끝까지 불러야 한다"는. 북하우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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