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25시]기자간담회와 당선인간담회

[편집국25시]기자간담회와 당선인간담회
  • 입력 : 2016. 06.02(목)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얼마 전 서울주재 기자들에게 한 통의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원 지사가 서울에서 공연되는 도립무용단 공연에 기자들을 초대한다는 것이다. 서울에 주재하는 제주언론 기자들에게 문자는 여느 문자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원 지사가 취임 후 수차례 서울 출장을 오면서도 단 한 번도 제주지역 언론 서울주재 기자들을 만난 일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 뒤 원 지사가 소통을 시작하고 도의회와 언론과의 관계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이제 서울주재 기자들과도 자리를 마련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원 지사의 기자 초청은 중앙언론사도 포함된 것이었고 다음날 포털 뉴스에는 원 지사의 기자 초청이 대권 행보로 읽힌다는 기사가 실렸다.

원 지사가 그간 수차례 중앙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도 정작 서울주재 기자들과의 만남이 없었다는 것은 다른 지역 기자들 사이에서도 얘깃거리다. 전국의 지역언론사 기자들이 한 곳에 모여있는 청와대 지방기자실이나 국회 기자실에서는 가끔 원 지사와 한 번도 만남을 갖지 못한 제주지역 기자들의 얘기가 도마에 오르곤 한다. 흥미로운 것은 원 지사와 제주지역 20대 국회의원들과의 간담회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것도 비슷한 모양새라는 것이다. 당선인 신분에서 지난 5월 13일 예정됐다가 취소된 간담회는 20대 국회가 개원한 지금까지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다. 원 지사가 제주 현안이 있으면 직접 여권 정치인들을 수시로 찾는 것과는 대조된다.

중앙에 나와있는 지역 언론사 기자의 입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 지역의 여론을 대변하게 되곤 한다. 청와대 기자실이 종종 지역 기자들을 불러 지역의 현황을 청취하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지난 총선 여파로 유력 대권 주자들이 몰락한 여권에서 다시금 재조명 되고 있는 원 지사. 자칫 정작 자기 식구(?)들은 뒷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부미현 정치부 기자(서울주재)>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42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