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민선 6기 출범 2주년/ 제주속 중국 열풍 빛과 그늘 <4> 제주신화역사공원 (중)

[특별기획]민선 6기 출범 2주년/ 제주속 중국 열풍 빛과 그늘 <4> 제주신화역사공원 (중)
리조트 월드 센토사, 제주청년에 '열정페이'
  • 입력 : 2016. 06.17(금) 0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취업 연수생 체계적인 프로그램 없고 저임금 시달려
일부 호텔경영 배우고 나머지는 인턴 수준 단순 업무
어학연수비는 도·JDC·산업인력공단 총 4억대 부담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리조트 월드를 운영하는 겐팅사가 저임금을 주면서 고학력 제주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제주신화역사공원 내 250만㎡ 부지에 1조9623억원을 투자하는 '리조트월드 제주(RWJ: Resorts World Jeju)'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람정제주개발은 지난해 선발한 도내 청년 57명을 싱가포르 겐팅사에서 18개월 동안 연수를 시킨 후 이들을 '리조트월드 제주' 간부로 채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제주도는 '제주신화역사공원 신설 복합리조트 취업연계형 싱가포르 서비스 전문가 실무 양성과정'으로 지난해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을 통해 총 57명을 선발했다. 지난해 12월 19일 출국한 연수생들은 SAA 글로벌 에듀케이션 센터에서 3개월 간 어학 연수를 마치고 현재 싱가포르 복합리조트인 '리조트 월드 센토사'에 취업해 근무를 하고 있다. 이들의 어학연수비용은 제주도 1억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1억원,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2억여원을 부담했다. 연수생 자부담은 75만원이다.

하지만 '리조트 월드 센토사'가 취업 연수생들에게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에도 힘든 저임금(월 180만원)을 주고 있어 고학력 청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체계적인 교육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간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에 따라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하지만 호텔 전반적인 운영업무를 배우는 연수생은 고작 6~7명이다. 나머지 연수생들은 테마파크(유니버설스튜디오 7개구역 23개 놀이시설) 등에서 국내 인턴수준의 단순 업무를 맡고 있거나 카지노에서 딜러 보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람정제주개발은 이들이 18개월 동안 근무하고 제주로 돌아온 뒤에는 제주신화역사공원내 '리조트 월드 제주'의 초급 관리자로 채용할 예정이나 이들의 취업을 보장하는 이행각서 등도 체결하지 않아 고용불안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한 연수생의 부모는 "집을 빌려서 두 사람이 한방을 쓰고 있는데 매월 방값으로 1인당 40~50만원이 들어가고 출·퇴근 교통비와 식비를 제외하면 월급에서 남는게 전혀 없다"며 "자녀에게 퇴근 후 어학공부를 하라고 매달 학원비와 생활보조비를 보내주고 있는 실정이다. 연수후 제주로 돌아와서 람정제주개발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취업을 거절해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수생 부모는 "해외 유명대학을 졸업해서 국내 대기업에서 오라고 해도 더 큰 일을 하고 싶다고 해서 싱가포르 취업연수를 보냈다"며 "지금의 월급으로는 기본적인 생활도 하지 못하고 있다.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들의 열정페이를 착취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람정제주개발 관계자는 "월급 180만원이면 많이 받는 것 아니냐"며 "청년들이 연수를 마치고 오면 '리조트 월드 제주' 초급 간부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올해 70명을 추가로 선발해 싱가포르 현지 연수(1년)를 실시할 계획이지만 '리조트 월드 센토사'는 올해 선발하는 연수생들은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람정제주개발은 홍콩 란딩그룹과 겐팅 싱가포르의 합작법인이며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리조트 월드를 운영하는 겐팅사는 1965년 화교 자본으로 말레이시아에 설립된 회사로 필리핀과 싱가포르, 미국, 영국 등에서 카지노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겐팅싱가포르사는 2006년 싱가포르 정부가 관광선진국 도약을 위해 국책사업으로 추진한 복합리조트 사업에 참여해 센토사섬 북서쪽에 위치한 약 49만㎡의 부지에 34개월에 걸쳐 약 6조원을 투자해 '리조트 월드 센토사'를 개발했다. 2010년 개관한 리조트 월드 센토사는 6개 관광호텔(1500실)과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마린파크(수족관, 워터파크), ESPA(최고급 스파시설), 갤러리아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72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