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8)5·16도로~효명사~선돌계곡~선돌~한라산둘레길~백록계곡~5·16도로

[2016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8)5·16도로~효명사~선돌계곡~선돌~한라산둘레길~백록계곡~5·16도로
한라산 자락 선돌계곡 따라 지리한 일상에 쉼표 찍다
  • 입력 : 2016. 08.31(수) 00:00
  •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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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진행된 제8차 에코투어는 험한 계곡을 지나는 등 난코스였지만 그만큼 깊어진 추억거리를 탐방객들에게 안겼다. 사진은 산정화구호를 지나는 탐방객들 강희만기자

코스 짧아도 계곡 탐방 등 험난한 여정
선돌 부근선 밧줄 타고 정상 오르기도
구슬꽃나무. 작은 폭포 등 지친 몸 위안

8차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는 힘듦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번 투어에서 얻은 보람은 그 이상이었다.

8월의 무더운 여름과 역대 최고의 난코스로 인해 참가자의 등과 이마엔 땀방울이 맺혀 흘렀다. '헉헉'거리며 30분 정도 산을 올랐을까. 멀리서 "10분간 휴식이랍니다"라는 메아리가 울려퍼진다. 힘듦이 극에 달했는데 때맞춰 맞는 꿀맛 같은 휴식. 산속의 신선하고도 상쾌한 공기는 갑갑한 가슴속을 금세 정화시킨다.

지난 13일 8차 에코투어가 진행됐다. 이번 에코투어는 5·16도로~효명사~선돌계곡~선돌~한라산둘레길~백록계곡~5·16도로를 차례로 거치는 코스다. 무더위 속 가파른 선돌계곡을 가로질러야 하는 제법 힘든 코스일 뿐만 아니라 올해 투어 일정 중 가장 어려운 코스였다.

오전 9시 제주시 도남동 정부제주지방종합청사 정문에서 버스를 타고 30여분 남짓 달려 도착한 곳은 탐방코스의 시작점인 5·16 도로변 인근 효명사 입구다. 참가자들은 효명사 입구 공터에 모여 이권성 제주트레킹연구소장의 주의사항에 귀 기울였다.

시원한 물줄기로 땀방울을 식혀준 백록계곡

이권성 소장은 "이번 에코투어는 현재까지의 에코투어에 비해 비교적 짧은 코스지만 중간에 선돌계곡을 지나야 하는 등 길이 제법 험하다"며 "더구나 더위로 인해 땀을 많이 흘릴 수 있으니 수분을 많이 섭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탐방객들은 간단한 스트레칭을 마친 뒤 트레킹을 시작했다.

500m쯤 갔을까. 본격적인 코스가 시작되는 효명사 인근 계곡에서 탐방객들은 무언가를 발견하고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구슬꽃나무였다. 구슬꽃나무는 예전에 꽃이 지고 열매를 맺을 때 스님의 삭발한 머리같이 보인다고 해서 중대가리나무로 불리었다. 하지만 스님을 비하시키고 어감이 좋지 않다고 해서 구슬꽃나무로 이름이 바뀐 것으로 전해진다. 탐방객들은 이런 사연을 지닌 구슬꽃나무가 신기한지 한동안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계속되는 산행. 제법 걸었더니 이내 땀이 몸을 적시고 흘러내리는 땀방울은 눈에 계속 들어가 따끔거리기 시작해질 무렵, 탐방객들은 굽이쳐 흐르는 작은 폭포를 만났다. 쏟아지는 계곡물소리를 듣기만 해도 더위가 가셨다. 평소 접하지 못했던 울창한 산림 풍경을 벗삼아 트레킹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았다. 이권성 소장에 따르면 이곳 계곡은 365일 물이 마르지 않는단다.

선돌계곡을 지나는 탐방객들

시원한 폭포수 소리를 들으며 더위를 식힌 뒤 탐방객들은 '선돌'로 향했다. 한라산 자락에 있는 선돌은 깊고 험한 계곡의 기운을 간직한 곳으로 선돌 아래 기도 도량은 쉽사리 방문을 허락하지 않을 것처럼 엄숙하고 고요했다.

마침내 탐방객들은 이번 에코투어 중 최대 난코스를 만났다. 탐방객들은 밧줄을 타고 선돌 옆 수직으로 정상에 올라야 했다. 탐방객들은 지칠대로 지친 몸을 이끌고 정상에 오르기 위해 가쁜 숨을 내쉬며 밧줄을 동여잡았다. 가까스로 선돌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제주의 풍광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장관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탐방객들은 선돌 정상에 올라 한라산 능선과 서귀포 앞바다가 보이는 풍광을 벗삼아 그동안 일상생활 속에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듯 잠시 감상에 젖었다.

탐방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 남오미자꽃(사진 왼쪽 위), 구슬꽃나무(사진 왼쪽 아래), 수정초(사진 오른쪽)

이후 한라산 둘레길로 접어들어 제법 코스가 쉬워지자 탐방객들은 서로 소소한 이야기꽃을 피우며 계속해서 일상의 추억을 쌓아갔다.

한편 이날 에코투어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았다. 바로 일본에서 엄마와 함께 에코투어에 참가한 최지민(19)양이다. 그는 "이번 투어로 진짜 제주의 매력을 느꼈고 에코투어가 각박한 일상 속에 '쉼표'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며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아름다운 제주의 풍광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시원해졌다"고 투어 소감을 전했다.

탐방객들이 수직으로 솟은 선돌계곡을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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