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과 공존 제주…환경이 미래다(40)](18)돌발 병충해에 신음하는 제주숲(하)

[청정과 공존 제주…환경이 미래다(40)](18)돌발 병충해에 신음하는 제주숲(하)
피해 예측불허… 방제체계 재점검해야
  • 입력 : 2016. 09.21(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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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의 해송림이 솔껍질깍지벌레의 습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추자지역 해송 고사목은 340㏊ 중 270㏊에 이를 정도로 피해 범위가 광범위하다. 강시영기자

돌발적 산림병해충 30여종 집계
추자 솔껍질깍지벌레 피해 심각
해송 340㏊ 중 270㏊로 '광범위'
왕벚·참나무·동백나무도 직격탄
폭염·가뭄… 가로수도 시들시들
인력·예찰 등 방제시스템 재검토

지난 여름 취재진이 찾은 추자도의 소나무림은 적갈색으로 변해 시름시름 고사하고 있었다. 솔껍질깍지벌레의 습격을 받은 것이다. 유충이 11~3월 사이 해송을 가해하면 피해 입은 나무는 아래쪽에서부터 적갈색으로 말라 죽는다.

상·하추자 막론하고 피해가 극심했다. 피해 현장에는 여기저기 방제의 손길이 미치고 있으나 피해면적이 워낙 광범위해 역부족이다. 이 병해충으로 인해 추자지역 해송 고사목은 340㏊ 중 270㏊에 이른다. 피해 정도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제주도 산림당국은 피해목 벌채와 나무주사, 약제 방제를 실시 중이다.

1963년 전남 고흥군 비봉산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솔껍질깍지벌레가 추자도에서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 2014년 4월이다. 2015년 기준으로 이 병해충은 전국 8개 시·도에 43개 시군구에서 발생하는 등 이미 전국으로 확산됐다.

전남에서만 14개 시군에서 1208㏊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진도와 해남, 영광,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대표적이다. 추자도가 발생지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이 병해충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는 솔껍질깍지벌레의 제주 본섬 유입 차단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제주항과 애월항, 한림항 등 추자지역을 드나드는 여객선 등 선박을 통한 병해충의 유입을 막기 위해 예찰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솔껍질깍지벌레는 제주지역 돌발병해충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제주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현재 제주지역에 발생해 산림에 피해를 입히고 있는 병해충은 32종에 이른다.

해송에 피해를 주고 있는 소나무재선충병, 솔잎혹파리, 솔나방을 비롯해 팽나무 벼룩바구미, 왕벚나무의 먹무늬재주나방, 참나무 재주나방, 동백나무의 차독나방, 다정큼나무의 둥근갈색무늬병, 홍가시나무의 점무늬병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갈수록 병해충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피해면적도 확산되는 추세다.

제주를 대표하는 가로수종인 왕벚나무의 잎과 연한 줄기를 갉아먹는 먹무늬재주나방이 피해를 키우고 있다. 피해를 입은 나무 밑에는 유충의 배설물이 가득한 상태다. 먹무늬재주나방은 매년 여름철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병해충으로 벚나무 잎을 갉아 먹어 가로수 미관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생육에도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잎이 사라지면 제철과는 관계없이 새롭게 새 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어나며 이로 인해 수세가 약해지고 겨울철 동해를 입는 등 2차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중앙분리대 가로수로 심은 다정큼나무는 동근갈색무늬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산림병해충은 산림뿐만아니라 생활권 수목에도 피해를 입히며 거주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산림환경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산림 돌발병해충 출현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폭염과 가뭄은 엎친데덮친 격으로 산림피해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재선충병으로 소나무가 절멸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등 제주는 소나무 재앙상황이다. 수십종의 산림병해충이 이미 기승을 부리고 있고 참나무시들음병까지 한라산을 덮치면 그 피해는 예측불허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제주도 관계자들은 "참나무시들음병 등 침입 우려 병해충에 대한 예찰조사를 강화해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고 조기방제로 건강한 산림을 유지하는데 총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도민들은 돌발 산림병해충의 경우 일회성이 아닌데다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사실을 소나무재선충병을 통해 실감하고 있다. 제주산림과 환경을 사수한다는 절박한 각오로 산림병해충 전문인력과 예찰, 방제시스템에 대한 진단과 효과적이고 신속한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강시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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