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풍자 발언 쏟아지는 영화계

'최순실 게이트' 풍자 발언 쏟아지는 영화계
  • 입력 : 2016. 11.17(목) 16:00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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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영화계도 가라앉은 분위기지만, 현 세태를 풍자하는 발언들은 쏟아지고 있다.

특히 곧 개봉될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인 제작보고회가 대표적인 풍자와 성토의 장이 되고 있다.

17일 열린 영화 '목숨 건 연애' 제작보고회에서 송민규 감독은 촬영 현장 분위기를 소개하면서 느닷없이 "저는 소통을 잘하고 불통과 아집이 없는 감독"이라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길라임'이라는 가명을 사용한 것이 밝혀지면서 덩달아 화제가 된 하지원은 담담하게 소감을 밝히면서도 "'목숨 건 연애'의 여주인공인 한제인 이름은 쓰지 말아달라"고 재치있게 부탁했다.

배우 김윤석은 16일 네이버V앱에서 진행된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당신을 위한 토크' 라이브 방송에서 세월호를 암시적으로 언급했다.

이 영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남자가 30년 전의 자신과 만나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한 사건을 바꾸려 하는 이야기다.

김윤석은 '영화처럼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면 바꾸고 싶은 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2014년 4월 15일 밤으로 돌아가 그 배를 타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어떤 얘기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2014년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날이다.

이병헌은 지난 14일 열린 영화 '마스터' 제작보고회에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이라면서 "'마스터'는 관객에게 위로가 되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마스터'는 조 단위의 사기사건을 둘러싼 '건국 이래 최대 게이트'를 다룬다.

최근 열린 영화 '판도라' 제작보고회 때는 감독과 배우들이 앞다퉈 작심 발언을 쏟아내 주목을 받았다.

박정우 감독은 "4년 전 쓴 시나리오가 요즘 현실과 너무 똑같아 놀랍다"고 운을 뗐다.

박 감독은 또 "한국영화 속에서 대통령을 표현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가능하면 등장시키지 않고 싶다는 것이 창작인들의 솔직한 심정"이라며 "대통령을 멋있게 그리면 비현실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리면 (관객들의) 짜증을 나게 하는 인물 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온 강신일은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게을렀고, 무책임했다고 생각해 반성에 대한 의미로 이 영화에 참여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판도라'는 지진으로 인해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서 재난이 재앙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평범한 사람들이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담았다.

아예 '최순실 게이트'를 영화로 만들겠다는 감독도 나타났다.

영화 '치외법권', '대결'을 연출한 신동엽 감독은 차기작으로 최순실 사태를 풍자한 '게이트'를 연출한다고 밝혔다.

'게이트'는 비선 실세를 수사하던 촉망받는 엘리트 검사가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고 기억을 잃은 뒤 변두리 동네의 일가족과 함께 끊임없는 사건 사고를 겪으며 유쾌한 복수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신 감독은 지난해 개봉한 '치외법권'에서 사이비 종교인이 국정 통치 그림자 역할을 하는 내용을 담아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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