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人터뷰]세계적인 동화작가 로저 멜로

[한라人터뷰]세계적인 동화작가 로저 멜로
"해녀의 마법에 걸려 제주섬까지 왔어요"
  • 입력 : 2017. 01.18(수)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탐나라공화국 공동작업실에서 로저 멜로(왼쪽), 준코 요코타 박사, 강우현 대표가 동화책 원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현숙기자

강우현 제주탐나라공화국 대표와 의기투합
제주해녀와 인어공주 연결한 동화 탄생 눈앞
'마그마보이'로 4월 볼로냐국제도서전서 공개



"용암소년 '마그마보이'와 제주해녀의 마법에 걸려 제주섬까지 왔어요."

 세계적인 동화작가 로저 멜로가 2년여전 강우현 제주탐나라공화국 대표와 의기투합한 동화작품 '마그마보이' 최종 점검을 위해 최근 제주를 찾았다. '안데르센상'2014년 수상자인 로저 멜로가 제주에 작업공간을 마련하고 '해녀'와 '인어공주'를 연결하는 동화를 출간하기로 한 것은 지난 2014년. 이것은 지난해 본보(2016년 3월23일자)를 통해 처음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았다.

 이 책은 세계 최대 규모의 어린이 도서전인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첫 선을 보인다.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었던 동화책의 마지막에는 '해녀(haenyeo)'라는 고유명사가 명시돼 제주해녀를 세계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6일 만난 로저 멜로는 '제주해녀문화'가 지난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공식 등재된 것에 대한 축하의 뜻을 먼저 전했다. 이 책도 영어, 포루투갈어, 프랑스어 등 다국적 언어로 출간될 계획이어서 '제주해녀문화'를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알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도 보탰다.

 이들은 동화에 해녀원형을 담기위해 해녀들과 만나 해산물채취 방법에 대해 취재하기도 하고, 제주해녀박물관을 찾기도 했다. 이들은 "해녀박물관에 가지 않았다면 그릴 수 없었던 장면도 있었다"고 얘기했다.

 이야기는 용암에서 탄생한 '마그마 보이'와 해녀할머니, 인어 등 다양한 주인공이 펼쳐나가게 된다. 더 의미가 깊은 것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전혀 다른 작업을 하는 두사람이 공동작업을 했다는 것. 제주도와 브라질에서 각각 거주하는 이들은 공동 작업을 위해 수차례 해외에서 만나야 했다. 원화 한점한점이 협업으로 이뤄졌다.

 두사람의 작업을 연결해 준 이는 칼데콧상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준코 요코타 박사이다. 시카고대학교 교수로 30여년 가까이 재직했던 준코 박사는 시카고에 있는 작업실에서 이들의 작업을 헌신적으로 도왔다. 그리고 동화탄생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를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혀 다른 화풍을 가진 두 사람의 공동작품이 어떻게 탄생됐는지를 담은 책도 출간할 계획이다. 준코 박사는 미국 칼데콧상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로저 멜로는 "어쩌면 해녀들은 전생에 인어였을지 모른다는 상상력에서 이야기가 출발했다"고 말했다. 로저 멜로는 "한 손은 한라산을 가리키고, 다른 한 손은 은하수를 가리키는 마그마보이 캐릭터도 100번 넘는 수정을 거쳤다"고 전했다.

 로저 멜로는 제주의 이야기를 동화책으로 만들려고 결심한 이유에 대해 "제주의 모든 곳이 인상적이었는데 탐나라공화국에 와서 강 대표를 만나 아이디어가 샘솟았다"며 "한라산이 용암이 흘렀던 산이었다는 것을 듣고 섬의 태생에 대해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로저 멜로는 "화산과 바다가 하나가 되어 섬이 생겼다는 의미를 '마그마보이'라는 주인공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제주사람, 어쩌면 창조적인 작업을 하는 강우현 대표가 마그마보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제주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전해오고 하나의 이야기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다양한 이야기를 서로 접목하고 융합해서 새로운 이야기들이 탄생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준코 박사는 "제주해녀들이 매일 바다로 들어가서 많은 가족들을 책임지는 강인한 희생정신이 가장 인상깊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이 좋은 영양성분을 가진 음식을 고르듯 양질의 동화책을 고르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은 4월 볼로냐에서 첫 선을 보인이후 5월 남이섬 북페스티벌에서 선보이고, 한국어판은 5월 제주에서 가장 먼저 출판기념회를 가질 계획도 갖고 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52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