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실패의 성공학

[하루를 시작하며]실패의 성공학
  • 입력 : 2017. 02.15(수)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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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은 지 달포가 지났다. 새로운 기대와 희망으로 시작했지만 불안과 좌절, 실패만 쌓여간다. 왜 그럴까? 아마 희망이 점점 사라지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청년 일자리가 그렇다. 공시족(公試族) 40만명은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대한민국 교육은 입시가 전부인 양 입시 준비에만 매달려 왔다. 그리도 어렵사리 들어간 대학인데 졸업 후엔 고작 공무원시험이라니! 그렇다면 굳이 대학이 아니어도 가능한 일이 아니던가? 허탈하고 슬픈 일이다.

더 슬픈 건 희망 포기다. 취업이 안 되니 연애·결혼·출산의 삼포(三抛)를 지나 5포, 희망도 인간관계도 포기한다는 이른바 7포 시대라는 슬픈 유행어가 번져간다. 일이 뜻대로 안된다고 좌절하고 희망마저 포기한다니! 희망 없는 사람은 신도 포기한다지 않던가?

더 걱정인 것은 나라 모습이다. 학자들은 지금을 100년 전 구한말과 비슷한 상황으로 진단한다. 우리를 둘러싼 국제 환경이 그렇고 정치는 명분없는 정치싸움, 교육엔 이념갈등, 사회 곳곳엔 님비현상이 되풀이된다. 그간 우리 사회에 묻혀있던 실패와 부조리, 모순덩어리가 대통령의 실정과 탄핵, 경제적 상황이 맞물려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총체적 위기라는 것이다.

지난날을 돌아보면 숱한 실패를 거듭해 왔음에도 아직도 미망(未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표류하며 추락하는 대한민국, 이제 바닥까지 쳤으니 박차고 솟아오를 때가 되지 않았는가? 우리는 어떤 어려움도 극복해온 공동체의 나라다. 가까이는 IMF도 이겨낸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참에 정치도 바뀌고 입시에 목숨 거는 입시지옥에서도 탈출할 때가 되었다. 입시제도만 바뀌어도 교육비 줄이고 '3포'를 줄일 수 있다. 학생들에게도 저마다의 재능을 살리고 미래를 꿈꾸게 할 수 있다.

실패는 성공의 다른 이름이라 하지 않던가! 우리는 누구나 태생부터 성공 DNA를 가지고 이 세상에 왔다. 2억~3억 마리의 아기씨 정자 중에서 유일하게 성공하여 오늘의 '나'가 되었으니 얼마나 대단한 성공인가! 태어나서부터는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철저한 실패의 경험, 그래서 아이는 실패의 천재가 된다. 걸음마를 배울 땐 수없이 실패를 거듭하며 스스로 서기 시작한다. 공부나 어떤 일도 마찬가지다. 실패의 쓰라린 경험 없이는 성공하기 힘든 일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그러나 그 어머니는 자식을 많이 낳지 않는다. 실패의 원인과 이유, 그 조건들을 철저히 살펴 이를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칠전팔기의 도전정신은 성공을 다스리는 어머니인 셈이다.

실패를 디딤돌로 삼기! 오죽하면 실패박물관이 관심을 끌까? 미국 미시간주 실패상품 박물관엔 실패한 상품이 10만점이나 넘게 전시되어 있다는데 실패를 분석하여 성공전략을 짜기 위한 아이디어 제공을 위한 박물관이란다.

실패를 딛고 도전하는 것은 숭고하다. 무려 1039가지의 발명왕 에디슨도 무려 2000번이 넘는 실패 끝에 세계 최초 백열전등을 발명하였다. 어디 발명뿐이랴. 우리 삶에 길잡이가 되어주는 속담이나 격언, 명언들도 실패의 경험에서 비롯된 보석 같은 말들이다. 오늘의 인류 문명은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가 이루어낸 값진 유산들이다.

자, 이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자. 빛나는 대한민국! <이경주 서귀포시민의책읽기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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