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플러스]뚱딴지를 아시나요?

[건강 플러스]뚱딴지를 아시나요?
  • 입력 : 2017. 02.17(금)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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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양상담을 오는 당뇨병 환자들 중에서 '뚱딴지'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 같다. 여기서 말하는 뚱딴지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국화과 식물로 9~10월이면 해바라기를 닮은 노란 꽃이 피는 귀화식물을 말한다. 이 식물의 뿌리를 캐보면 땅속 줄기 끝에 감자를 닮은 덩이뿌리가 달려 나오는데, 이를 '돼지감자' 혹은 '뚝감자'라고 한다. 그 모양새는 감자처럼 동글동글하지 못하고, 오히려 생강같이 길쭉하거나 울퉁불퉁한데, 주로 돼지 사료로 많이 사용돼서 '돼지감자'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런 돼지감자가 최근 당뇨환자들의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뭘까? 그것은 돼지감자의 주요 성분인 이눌린(inulin) 때문인 것 같다. 이눌린은 과당이 중합돼서 이뤄진 다당류(탄수화물)의 일종으로, 사람의 소화 효소로는 분해되지 않는 수용성섬유소이다. 과당은 포도당과 다른 경로로 흡수돼 인슐린의 작용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혈당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또한, 식이섬유이므로 장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장을 그대로 통과하므로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것을 지연시키는 작용을 하며, 공복감을 저하시키고, 배변활동을 원활히 한다. 담즙산의 배설을 도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대장 내 미생물의 영양급원으로 사용되어 장내 유익한 균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돼지감자는 이러한 영양성분의 차이 때문에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효과가 있어 당뇨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혈당 반응에 우선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탄수화물의 총 양이고, 같은 함량에서는 탄수화물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00g 섭취 기준으로 봤을 때, 돼지감자는 고구마에 비해 탄수화물 함량이 낮고, 비슷한 탄수화물 함량을 가진 감자에 비해 식이섬유 함량이 높으므로, 이 경우에는 돼지감자를 선택하는 것이 혈당 조절에 이로울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탄수화물 함량이 적은 오이와 비교해 본다면 돼지감자가 오히려 혈당을 더 많이 올리는 식품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감자와 비슷한 칼로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간식으로 마음 놓고 섭취한다면 오히려 평소보다 열량 섭취가 증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칼륨섭취에 주의가 필요한 만성콩팥병이 있는 사람이라면 돼지감자는 고칼륨식품으로 알려진 감자와 고구마보다도 칼륨함량이 더 높아 자유롭게 섭취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돼지감자와 이눌린이 건강에 유용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권장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제주대학교병원 영양집중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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