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의 가슴 아픈 역사를 조명한 ‘눈길’.
‘토니 에드만’- 커리어 우먼 딸과 괴짜 아버지 인생극
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과 중국, 필리핀 등 3국의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의 소원은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다. 죽기 전에 꼭 풀고 가고픈 개인적·국가적 숙제다. 일에 빠져 사는 딸의 행복을 바라는 괴짜 아버지의 독특한 사랑법도 이채롭다.
▶'어폴로지'=위안부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어폴로지'. 전쟁의 상흔으로 뼛속 깊게 남은 치욕과 아픔이 위안부 생존자들에게는 '더 늦기 전에', 죽기 전에 풀어야 할 응어리다.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죠."(한국 김원옥 할머니)
"몸은 만신창이가 됐어. 더는 임신할 수 없었지."(중국 차오 할머니)
"심장 깊이 박힌 가시를 뽑고 싶어. 너무 오래 참았어."(필리핀 아델라 할머니)
아픈 역사 속에 '위안부'라는 낙인이 찍힌 피해자, 그들은 우리의 할머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로 납치되고 강제로 끌려간 약 20만명이 넘는 '위안부' 가운데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 중국의 차오 할머니, 필리핀의 아델라 할머니의 인생 여정을 그린다. 6년에 걸쳐 만든 영화로 캐나다국립영화위원회(NFB)가 제작했다. 12세 이상 관람가. 105분.
'토니 에드만'
▶'토니 에드만'=가족 구성원중에 아버지의 존재는 무엇인가. 누가 안 본다면 내다버리고 싶은 존재다. 농담에 장난은 기본, 때론 분장까지 서슴지 않는 괴짜 아버지가 인생의 재미를 잃어버린 커리어우먼 딸을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드라마 '토니 에드만'. 제89회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된 이 작품이다.
독일 영화 '토니 에드만'은 극중 남자 주인공의 이름이다. 감독은 영화 속 캐릭터 이네스를 차가우리만큼 이성적으로 그리는 한편, 토니는 상식을 뛰어넘는 괴짜로 묘사해 극적 대비를 얻어냈다. 때문에 관객은 언제 무슨 일이 터질 지 몰라 긴장감에 몰입, '롤러코스터'를 탄다. 영화 중반을 넘길 즈음, 이네스처럼 사회가 그어놓은 선 안에서 평안함을 느끼도록 설계된 우리는 마지막에 괴짜 토니의 매력에 빠진다.
'토니 에드만'의 명장면은 많다. 그 중 산드라 휠러가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을 부르는 신이다.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을 소화한 이 독일 배우는 이 장면을 통해 묘하게 관객을 빨아들이며 영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16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