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미래 사회

[하루를 시작하며]미래 사회
  • 입력 : 2017. 06.21(수) 00:00
  • 권재효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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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이란 학문이 최근 뜨고 있다 한다. 미래학이란 말 그대로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다. 예측이기 때문에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상정해보고 거기에 도달해 가는 과정에서의 필요충분조건을 검토해보는 것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까 한다. 물론 예측이란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고려해야 할 상수와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얼마 전 미래학회에서 주최하는 세미나에 다녀온 적이 있다. 거기에서 제시하는 미래사회는 여러모로 충격적이었음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먼 미래도 아니다. 10년 뒤, 혹은 20년 뒤에 도래할 가까운 미래다. 그 미래는 현재 진행되고 있다.

미래를 변화시킬 요인으로 기후, 전쟁, 인구 등의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역시 과학 기술의 발전에서 찾고 있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다.

이세돌과의 바둑 대국으로 유명한 인공지능 알파고를 예로 들어보자. 알파고는 이세돌과의 대국을 앞두고는 이세돌이 지금껏 두어왔던 모든 대국을 집중적으로 암기하였을 것이다. 암기만으로는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없다.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판단의 전제는 계산이다.

프로 바둑기사는 대략 삼십 수 이상의 수를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삼십 수 이상의 수를 읽는다는 것은 엄청난 계산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삼십 수의 바둑을 두는 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인가. 상대방이 두는 각각의 경우에 대하여 나의 대응방식을 머리 속에서 미리 그려낼 수 있다는 말이니 엄청난 정신적 노동이 아닐 수 없다. 시간이 갈수록 기사는 피로해질 것이고 종래는 판단력이 흐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알파고는 기계이므로 아무리 계산을 많이 하여도 피로해 하지 않는다.

이세돌은 알파고에게 4대 1로 패하고 말았다. 이세돌을 비웃던 중국의 커제 9단은 최근 알파고와의 대결에서 3대 0으로 완패하고 말았다. 알파고의 은퇴로 이세돌의 1승이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기록이 되었다.

미래학자들은 인공지능이 미래를 모든 면에서 바꾸어 놓을 것이라 단언한다. 우리가 선호하는 직업군 중 상당수가 인공지능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 한다. 변호사와 판사, 의사가 없어질 직업 중 1순위라 한다. 법률가란 무엇인가? 많은 법지식과 판례들을 암기하고 있다가 사안에 따라 적용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이런 기억력에 있어서 인간은 인공지능을 따라갈 수 없다. 판결의 정확성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간은 판단을 함에 있어 정실에 흐를 수 있지만 기계인 인공지능은 냉정하게 사실에 입각한 판결을 내릴 것이다.

미래의 병원엔 의사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이 모든 데이터를 종합하여 진단과 처방을 하고 수술은 로봇이 담당할 거란다. 병원에 의사는 없고 인공지능을 관리하는 몇 사람만 근무하게 될지 모른다.

이미 인공지능은 많은 부문에서 인간을 대체하고 있다. 언론 기사를 인공지능이 쓰고 있고 주식분석을 인공지능이 담당하고 있다 한다. 인간보다 월등히 효율적임을 인정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인공지능 뿐이겠는가. 3D프린트는 음식과 건축까지 찍어낸다고 한다. 조리사와 건축가가 곧 없어질지도 모른다. 미래 사회는 두렵기까지 하다.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마부들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인류는 이런 파괴를 통하여 혁신을 이루어 온 것도 사실이다. <권재효 지속가능환경교육센터 사무처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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